아침달_(사랑)에 대답하는 시
언젠가부터 시를 읽지 못했나. 아니면 안 했나 모르겠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지는 모르니까 지금은, 이라고 우겨보자. 요즘은 시가 아닌 글을 대체로 만나며 살고 있다. 이 책은 시집이지만, 시뿐만 아니라 산문도 함께 있는 책이라서 그게 좋았다. 각 시인들이 고르거나 떠올린 사랑에 대한 질문. 그 질문 이후 써내려갔을 시와 산문을 만났다. 사랑이 무엇이라 단언할 수 없겠지만, 사랑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시간을 보낸 시인들이 보내는 답가.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는 말보단 좋아한다는 말을 선택했다. 어쩐지 사랑이란 말이 무거워 사랑 한다고 고백하지 못하고, 좋아한다고 하는 것이 내 안에서 빙빙 둘러말하는 것만 같았지만 그럼에도 그랬다. 이 정도는 좋아함일 텐데, 함부로 사랑이라 칭할 수 있나 싶어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왜 그리 사랑에 무게를 달았나. 그런데 사랑이었던 것을 나 혼자서만 알았다. 지나고 돌아보아도 그것은 사랑이었음을. 결국 사랑일 수밖에 없었음을 그는 모른 체 나 혼자 알고 말았다.
반면 어떤 사랑에는 과감해지기도 한다. 숱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사랑이 넘쳐흐르는 사람이 되어 곁들에게 사랑을 고하기도 한다. 나는 이 사랑이 마르지 않길 바라면서도 사랑하는 사랑에게 좋아해, 가 아니라 사랑이라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스스로를 맞이하고 싶다고. 좋아한다는 말을 꺼내는 것이 용기란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시간을 넘어 사랑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기를 바란다, 고 쓰고 싶었다.
이 책은 순전히 목정원의 아름다운 글로 인해 그를 찾아보다 만난 책이었다. 익히 알거나 좋아하는 시인들도 있었다. 이 역시 아름다운 책이었다. 이 책에서 나는 여러 곳에서 밑줄을 그었고, 황인찬 시인의 산문이 좋았다. 아침달의 책들이 좋아질 것.
<(사랑)에 대답하는 시>, 강혜빈 외, 아침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