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평_프리즘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라 그런지 대본의 지문이 있듯이 상황이 잘 그려지는 것이 술술 읽혔던 <프리즘>. 이 작가의 전작은 읽진 않았지만, 전작이 유명해서 이 책도 알고 있었던 터라 친구의 책장에서 보고 바로 빌려와서 읽었다.
장편소설 <프리즘은> ‘일종의 연애소설’이란 이름으로 격월지에 연재되었던 소설이었고, ‘프리즘’이란 새 제목을 부여받았다. 아, 어쩐지 이 작가 너무 하는 말이 사랑쟁이 같더니만, 역시 그랬던 것이다. (사랑이 최고다) 이 책은 연재가 그랬듯 너무 연애 소설이지만 또 연애만이 아닌 사랑 이야기다. 사랑이란 그런 확장의 것이 아니던가. 마음의 빗장을 하나씩 걸었던 사람들이 “색깔이 분명하지만 색 간의 경계는 흐릿한 부드러운 무지개”의 프리즘처럼 마음을 닫고, 열고, 내보이고, 받고, 새로이 시작하면서 만들어내는 빛의 사랑 이야기. 한편으론 너무 영화 같네, 싶은 것 같기도 했지만 뭐 어떠랴. 소설의 묘미는 그런 것에서도 오는 것이니.
개인적으로는 손원평 작가의 작가의 말에 쓰인 글이 좋아서 함께 남겨둔다. “세상은 수상하고 위험하지만 그보다 더했던 시절은 늘 앞서 존재했고 인류는 그 시간을 모두 지나쳐왔다. 그러니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마음을 아끼지 말자. 나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그리고 이 세상에 대해서도. 누가 뭐래도 지금은 사랑하기에 더없이 걸맞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