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학교 수업을 듣고 하숙집에 돌아가면 준비된 저녁의 냄새 가운데 빨래를 개며 나를 맞이해주던 크로아티아 이민자 출신 아주머니.
진한 토마토소스와 블루치즈, 파마산, 모차렐라를 강판에 갈아서 파스타, 라자냐, 미트볼에 끼얹어 먹었었다. 진한 고기와 토마토, 치즈맛은 아직도 그립다.
'호주 가정식 미트볼'이라길래 그 추억을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들어가 주문한다.
미트볼은 생각보다 부드럽고 고기 맛이 가득하다, 입으로 넣는 순간 잠시 쫀득하더니 입안에 육즙이 즐겁다. 덜 익은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 미트볼로서 적당히 익은 것이니 오해 말고 입으로 넣어라. 더 뻑뻑한 질감의 고기를 원한다면 셰프님께 요청.
미트볼 토마토 스튜는 깔끔하고 담백하고 가벼운, 하지만 향긋한 토마토 맛. 반드시 파스타를 추가해라. 두 번 해라. 나처럼 후회 말고.
그레이비 크림 미트볼은 육수 크림이 한국 현지화 패치가 되었는지 기대한 만큼 고기고기하고 기름기름한 진한 그레이비의 맛은 아니었으나 고소하고 크리미 하고, 꾸덕하거나 질척거리지 않고 가볍다. 한국식 까르보나라처럼 그런 것 아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니다, 절대 아니다. 일단 한 스푼 떠먹어 보자, 계속 먹는다. 육류 맛의 고소함과 크리미함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빵, 감자튀김도 어울린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