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크바베큐버거와 고구마튀김
어제 키아오라 버거 사장님의 피드도 보았겠다, 몇 달 전에 버거 패티를 개선하셨었다는 피드를 올리셨던 것이 생각이 나서 오늘의 점심 메뉴는 수제 버거를 먹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키아오라 버거집을 이전에 방문했을 때에는 사실 패티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 이후에는 방문한 적이 없다. 맛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그저 내가 좋아하는 패티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속초에서 있었을 때에는 '조앤서버거'라는 지금은 사라진 훌륭한 수제버거집이 있었어서 자주 버거를 먹으러 갔었다. 한입 물면 입안에 퍼지는 육즙과 폭신하고 고소한 브리오슈 번이 일품인 집이었어서 외국인 단골손님들이 많았던 곳이었는데, 점포의 위치도 그리 좋지는 않았고 속초라는 곳은 강릉만큼 다문화 식생활보다는 '술+밥'을 하는 곳이 잘되는 지역이라 그렇게 내 인생 최고의 버거집이 어느 날 저녁 조용히 짐들을 옮기며 폐업하는 모습을 퇴근하던 길에 두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는 없었다. 그 이후, 그만큼 맛있는 수제버거는 먹어본 적이 없다.
택지에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장보기를 마치고 내가 타고 내리는 버스정류장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키아오라 버거 점포로 발걸음을 향했다.
주문할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스모크바베큐버거, 패티 2장에 바베큐소스가 주를 이루는 버거라서 나는 패티의 맛을 즐기고 싶어 케첩과 머스타드는 과감히 삭제했다. 신선한 재료와 고소한 참깨 번은 그대로이고, 훈연의 맛과 야채, 육즙 맛이 깊은 소스. 패티에서 나온 육즙과 소스가 흘러내려 아래쪽 빵이 많이 젖었어도 별 문제는 없다. 패티를 가득 물었을 때 고슬고슬한 구운 고기의 식감과 고기 조각들을 씹을 때마다 혀에 닿는 육즙 가득한 맛이 기분 좋다. 이전에 쓰시던 패티는 (내 주관적인 입맛으로는 기름기와 육즙이 많이 적어서 퍽퍽하고 뭔가 단단한 느낌이었어서) 그 이전에 내가 가던 단골집의 향기를 지울 수 없었는데, 오늘 먹은 쇠고기 패티는 '내가 사랑하던 그 맛이군'이라고 생각했다.
쇠고기 패티가 이 정도라면 처음부터 손님들로부터 평이 좋던 치킨 패티는 어떨까 궁금하여 브리치킨버거를 추가로 주문한다. 두툼한 넓적다리살(?)에 매콤한 소스와 향긋하고 부드러운 브리 치즈가 한 조각 먹음직스럽게 얹어져서 나온다. 한입 베어 무니 쫄깃하고 부드러운 치킨 패티 사이로 매콤하고 크리미한 소스가 약간의 톡 쏘는 맛과 함께 입천장을 훅치고 들어오는 맛이다. 쫄깃하고 푹신하게 씹히는 닭고기의 식감이 즐겁고 육즙도 가득한 것이 촉촉한 맛도 있다. 머릿속에 'Juicy'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키아오라의 버거는 패티도 훌륭하지만 셰프님이 개발한 소스들이 인상적이다. '어, 어디서 먹어본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만큼 대중적인 맛을 담고 있지만 확실히 다르고, 다양한 맛을 품은 소스로 혀를 즐겁게 해 준다. 그 와중에 버거의 기본은 탄탄하게 잡혀있다.
앞으로는 수제 버거가 생각나면 이곳으로 오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영업하시길, 그래야 나도 오래오래 사 먹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