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일기] 키아오라, 강릉 2

리뉴얼된 패티와 치킨윙

by 김고로

새로운 패티 개발과 닭날개 튀김 소식을 아침에 접하고서, 오전 운동이 끝난 후 단백질 보충도 할 겸 버스에 몸을 싣고 키아오라로 향했다.


지난번과 동일하게 케첩과 머스타드를 뺀 스모키바베큐버거와 고구마칩에 닭날개만 추가했다. 다시 얘기하지만 운동이 끝난 나는 매우 많이 먹기에 나에게는 그리 많은 양이 아니다.


그릴의 불 소리와 지글거리는 소리가 있은 후 얼마 있다가 햄버거와 닭날개가 등장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패티가 1.25-1.5배 정도 넓어진 것 같이 보인다. 한입 베어 무니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단어 '쫄깃함'이 패티를 씹는 동안 울리고 그다음은 맑은 육수가 입안에 느껴졌다. '육즙'이 아닌 육수, 패티가 여태껏 먹어본 패티들 중 가장 많은 물을 머금은 패티였다. 쫄깃하고 육수가 가득한 패티라, 신기한 맛이다. 베어 문 패티의 단면은 그리 보이지는 않지만 흘러나오는 것은 육즙이 아닌 맑은 육수다. 쫄깃한 식감은 한국에서는 대중적인 선호도가 큰 식감이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매력을 뽐낼 수 있다, 적어도 쫄깃함과 촉촉하다 못해 축축하게 육수를 뿜는 패티를 어디서 먹어볼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패티가 갖고 있던 '한입 물었을 때 진하게 입으로 퍼지는 고기고기하고 기름진 맛'은 느낄 수 없었고 (대신 깔끔, 담백한 맑은 육수가 자리를 차지했다) 갈은 고기들이 뭉쳐져 만들던 퍽퍽함과 촉촉함의 중간 식감이 사라져서 이전 패티가 더 맛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패티를 입안에 물었을 때 기름진 고기 맛을 선호하기 때문에 리뉴얼된 패티를 아쉽다고 느끼지만, 일반적으로는 지금의 패티가 더 평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치킨윙, 닭날개 튀김은 성공적인 맛이다. 적당히 바삭한 껍질 속 촉촉하고 매끄러운 날갯살. 한입 베어 물면 진하게 우린 닭 육수와도 같은 고소한 닭맛의 입장과 함께 고기에서는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엄청 진하게 우린 닭고기 수프 맛을 느꼈다 (삼계탕, 닭곰탕 말고 서양식 chicken soup 말이다). 닭 냄새는 없다, 대신 미세한 향신료 냄새가 향긋할 뿐이다. 다음에는 꼭 아내와 함께 와서 닭날개를 사줘야지.



개인적으로 그리운 맛이 생각났음에도 불구, 전체적으로 즐거운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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