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일기] 키아오라, 강릉 3

더블치즈버거와 왕새우버거

by 김고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햄버거의 종류를 꼽자면 패티와 치즈가 두장씩 들어간 '더블치즈'라고 말할 수 있겠다.


육즙과 고기가 적절히 어울려 그릴에서 구워진 고기 사이로 슬라이스 된 치즈가 들어가면 그 온기로 인하여 살짝 녹아내린 고소하고 끈적거리는 우유 지방의 맛을 뽐내는 치즈가 육즙과 쇠고기에 어울리는 그 기름진 맛. 그 맛에 빠져 한동안은 '맥'사의 더블치즈쿼터파운드를 매우 자주 먹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곧잘 발걸음을 하게 된 유천지구의 수제버거집 키아오라에서 더블치즈버거를 판매하고 주말 동안 왕새우버거를 판매한다고 하여 새우를 매우 좋아하는 아내를 모시고 유천지구로 향했다.


오전에 치과 예약이 있어서 일찍 유천지구로 향했는데 키아오라의 오픈 시간까지는 꽤나 시간이 남아버려서 미디어촌을 산책하다가 키아오라의 문을 열었다. 이미 2,3팀이 테이블을 선점하고 있었고 이어서는 초등학교가 끝나자 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역시나 맛집이다, 오픈 시간이 겨우 10분 좀 지났는데 손님과 배달이 끊이지 않았다.


키아오라의 훌륭한, 육즙과 그 식감이 입안에서 넘쳐흐르는, 그 패티는 이전 피드에서 여러번 언급하였기 때문에 또 언급할 이유는 없어 보이지만 한번 베어 물면 촉촉한 육즙과 적당히 그을려진 쇠고기가 입안을 기름지게 하고 식사 후에도 계속 입맛을 다시게 할 정도이다. 적어도 전국의 (외국에서는 수제버거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이름난 수제버거 집들과 충분히 경쟁해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그러한 수준의 패티 사이로 치즈가 두장이나 녹아내린 맛을 상상해보라, 이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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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 주말기획으로 야심 차게 출시된 한정 왕새우버거. 새우 패티가 바삭하게 입안에 들어오는 듯싶더니 크리미하고 향긋한 소스와 입안에서 씹히는 새우살이 매우 부드럽게 녹는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소스의 맛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먹어도 '이건 새우야'라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진한 새우맛과 그에 곁들여진 부드럽고, 고소한 여러 향신료들이 어우러져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다.


키아오라의 버거들을 먹으면서 정말 아쉬운 점은 버거가 정말 만족스럽기 때문에 한번 베어 물고 먹기 시작하면 허겁지겁 먹느라 버거 한 개 갖고는 맛을 음미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기회를 먹어치운다는 말이 맞겠다). 그래서 한번 방문하면 꼭 2개를 먹고 싶어 진다, 1개는 너무 맛있으니 빠르게 먹어치우고 나면 나머지 1개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는다. 이번에는 체면불구하고 수제버거를 다 먹고 나서 육즙이 흘러내린 그릇을 들고 핥아먹었다, 그렇지 않으면 집에 와서 '아, 그 육즙 다 핥아먹을걸, 아깝다'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분명.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더블치즈버거 생각이 나서 위장이 요동치는 기분이다. 또 갈 것이다, 키아오라의 패티 육즙 마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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