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일기] 스타사마르칸트, 서울

달콤하고 뜨끈하고, 든든한 실크로드

by 김고로

본인은 백종원 선생님을 많이 좋아한다, 그분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폭넓고 깊은 음식 지식과 요리실력은 물론 요식업으로 국위 선양을 하시고 싶어 하시는 마인드도 다 좋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점은 음식을 참 맛있게 먹으며 맛있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백 선생님이 출연했던 프로 중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스트리트푸드파이터'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시며 각 도시의 맛있는 음식을 드시면서 소개하는 프로그램, 음식과 그에 관련한 얘기만을 하는 것은 나의 미식 글쓰기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백선생님의 프로를 보면서 가장 궁금해했던 음식은 터키에 가셨을 때 아침 조식을 먹으면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약 올리며 드셨던 '카이막', 우유를 꾸덕하게 가공해서 빵에 발라먹는 음식인데 가히 '천국의 맛'이라고 표현하고 그 이후 여러 여행 방송 및 미식 프로에도 출연했던 음식이다. 최근에는 대한민국에도 '카이막'을 제조할 수 있는 가루와 가공법 등이 들어와서 수도권과 유튜브에서는 매우 인기가 많은 음식인데, 마침 내가 머물고 있던 동대문 근처에는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쪽의 음식들을 판매하는 거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름하여 서울 중구 광희동에 위치한 '중앙아시아 길', DDP 바로 근처에 위치한 지역인데 근처로 가면 중앙아시아에 포함된 나라들의 언어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카자흐스탄, 터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그곳 특유의 빵을 판매하는 빵집들이 슬쩍슬쩍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중에서 어느 식당에서 '카이막'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는 급하게 흥분하고 신이 나서 '이곳을 꼭 방문하고 말리다'라는 결심과 함께 지방선거일 아침에 이곳을 방문했었으나 실패했었다. 아침 09시부터 영업이 시작한다고 적혀있기에 '중앙아시아식 조식을 먹고 공부하러 회사에 가야겠군'이라고 하루의 당당하고 야심 찬 계획을 세웠지만 지방선거일은 그네들에게도 휴일이었기에 모두 휴업이었다. 대신, 덕분에, 이 날은 내가 이전 글에서도 이야기를 했었던 '나마스테'라는 인도네팔 전통 음식점을 방문하며 뉴델리로의 짧은 미식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결심은 여기서 무너지거나 좌절되지는 않는 것이다. 그러한 실망이 있었던 그 주, 금요일, 우리는 주말 간 잠시, 서울에서 우리가 왔던 도시들로 휴일을 보내러 가기 위해 충무로의 본사에서 퇴근 후, 숙소가 있던 DDP 쪽으로 오는 도중이었다. 다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는 시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았기에 지금 우리 이국 음식을 생각보다 잘 먹는 대한민국의 남정네 3명이 모여 있는 시간이, 오늘 나의 결심을 제안해보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선생님들, 저는 오늘 여기 앞에 있는 식당에 가서 터키의 카이막을 먹으러 갈 겁니다."

나는 우리의 숙소로 가기 전 있는 사거리의 횡단보도에 서서 굳은 의지가 담긴 선언 겸 제안을 했다. '제안'하지 않았지만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그들이 반응할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에? 카이막이요? "

"아, 그 터키에서 빵에 발라먹는 그 크림 같은 거요?"

역시, 먹는 것에는 나만큼이나 일가견이 있는 재의 반응이 좋다.

"카이막이 뭐예요?"

'카이막'이라는 음식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는 '시래기조림을 사랑하는 남자' 균이 되묻는다.

"이게 음... 터키에서 빵에 발라먹는... 우유로 만든 건데요, 생크림과 버터의 중간 형태인 약간 꾸덕한 우유 크림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도 아직 먹어보지 않아서 맛에 대한 설명을 잘 못하겠네요, 그런데 여기 중앙아시아 거리의 '스타사마르칸트'라고 하는 음식점에서 판다고 하길래 먹어보려고요, 꿀과 함께 빵에 얹어먹는 음식이더군요."

"맞아요, 그 백종원님이 엄청 맛있게 먹더라고요, 티비에서. 좋아요, 시간이 어느 정도 있으니 같이 가요."

"그래요? 그럼 갑시다, 저도 갈래요."

미식을 좋아하는 재가 나의 미식 탐방 계획을 거든다. 그렇다면 결정이다, 나의 미식 경험은 그들과 함께하기로.

"좋습니다, 결정, 그러면 숙소 들어가서 짐만 가지고 나와서 바로 로비에서 봬요."

그렇게 맛있는 음식에 진심인 입사 동기 남정네 3명은 '카이막'이라고 하는 터키 출신의 미지의 음식 맛을 즐기고자 임시 조직을 결성한 것이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던 내가 초록색 어플의 지도를 들고 그들을 중앙아시아 거리로 인도했다. 저녁을 먹기 위한, 퇴근 후의 직장인들과 외국인들이 가득한 거리가 곧 우리의 눈에 나타났고 우리는 우즈베키스탄 국기들이 곧잘 보이는 거리로 진입했다. 중앙아시아 국기들이 내걸려 있는 빵집, 식당들이 즐비했고 그 앞에는 적어도 지름이 3,40센티미터는 되어 보이는 커다란 빵들이 자동차 정비소 혹은 타이어 판매점의 바깥에 쌓여있는 타이어 더미들처럼 쌓여있거나 오븐 앞에 전시가 되어있는 모습이었다. 거리 중간중간에 그러한 둥글둥글한 타이어와도 같은 노르스름한 빵을 쌓은 쟁반을 들고 각 식당에 배달을 가는 빵집 점원들이 보이기도 하는, 우리는 실크로드 여행 중 중앙아시아의 어느 도시의 이름 모를 거리에 와 있는 이방인이 되어있었다. 대한민국이지만, 우리는 한국인이지만, 우리는 그곳에서는 이방인이었다.

우리가 곧 도착한 오늘의 식당 '스타사마르칸트'도 다를 것은 없었다. 커다란 빵들이 가게 외부에 쌓여있었고 슬라브인의 외모를 가지신 외국인 점원분들이 우리의 자리를, 약간은 어눌한 한국말 혹은 몸짓의 언어로 안내해주셨다.

"오.... 여기 진짜 외국 같은데요."

"외국 같은 게 아니라, 외국이에요."

"고소한 빵 냄새가 장난 아닌데요."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와보는 초보 미식 여행자 3명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손님들과 외국인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섞여 여기저기 앉아서 샤슬릭, 수프, 빵, 볶음밥 등을 먹고 있었다.

이러한 곳에는 처음 와보는 3명이지만, 외국 음식에는 비교적 재, 균보다는 조금 더 지식이 있는 (이전 음식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나는 호주에서 동유럽의 크로아티아 분들과 하숙을 했었다) 내가 음식 주문을 주도했다.

"저는 터키의 아이란 음료를 좋아해서요, 이걸 시킬 거고요."

"아이란이 뭐예요?"

"음.... 저번에 나마스테에서 먹었던 라씨 기억해요?"

"아, 그 맛있었던 마시는 요거트 같은 거요?"

"네,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시고 짜요. 저는 이 맛을 좋아해서 시키려고요."

"그럼, 우리도 그거 먹을래요."

앞으로 다가올 아이란의 맛에 고통받을 거라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채 그들은 나의 아이란 주문에 동참했다.

"그리고 호밀빵이랑 우즈베크 전통 빵인 '난'은 큰 걸로 시키고요.... 거기다가 수프 하나씩 먹을까요?"

메뉴판을 보니 우리가 좋아할 만한 수프가 몇 개 있었다, 러시아의 보스치(야채수프)와 맑은 양갈비 수프가 보인 것이었다.

"어라? 보스치 있네, 저 이거 알아요. 전 이거 먹을래요."

러시아식 야채수프인 러시안 보스치에 대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 재는 보스치를 선택했고, 우리는 고기가 들어간 수프인 양갈비를 선택, 그렇다면 주문의 준비는 끝났다.

"선생님, 주문이요~"

내가 손을 들고 유창한 한국말을 선보이자 점원분이 오셨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슬라브인 여성이셨는데 한국말을 알아들으시지만 말은 할 줄 모르시는 듯했다.

"여기... 이거 아이란 세잔이랑... 보스치... 양갈비 수프 2개에... 호밀빵... 그리고 이거 난은 사이즈 큰 걸로...."

'난 사이즈 큰 걸로'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점원분께서는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시더니 양손을 황급히 내저으면서 '그렇게 주문하면 곤란하실 거예요'라는 몸짓을 하셨다. 그러자 우리도 놀란 표정으로,

"예? 빵이 많이 커요? 그거 남자 3명이서 다 못 먹나요?"

"얼마나 큰 거예요?"

나와 균이 함께 물어보니 한국말로 자세히 설명하지 못하셨던 점원분께서 양손으로 크게 원을 그리면서 '그거 시키시면 배불러서 다 못 먹어요'라는 몸짓을 취하셨다.

"어... 이렇게 반응하시는 걸 보니 진짜 큰 건가 봐요. 그럼 '중'자 이거 중간 거 주세요"

끄덕끄덕 (미소)

우리보다 더 차분한 성격을 지닌 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점원 분과 동조했고 잘못된 주문이 있을뻔한 점원 분과의 주문시간이 끝났다.

"빵이 얼마나 크길래 '대'자를 시키니까 저렇게 당황하는 거지?"

"그러게요."

균, 재, 그리고 나는 방금 전 일어난 주문에 대해서 우즈베크 전통 빵인 '난'의 사이즈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할 때쯤, 음료인 아이란이 먼저 나왔다.



"자, 한잔 해보실까요."



우윳빛의 새하얗고 차가운 음료가 가득 담긴 큰 유리잔을 부딪치며 세 남자는 한 모금을 들이켰고,


쿨럭


켁켁


"...? 왜요?"


'원조 아이란은 생각보다 더 시고 짜구나'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아이란을 들이키던 나와는 다르게 내 앞에 나란히 앉은 균과 재는 표정이 잠시 일그러지며 아이란을 노려보았다.


"이거 맛이.... 엄청 시고 짜네요?"


"아, 이런 맛이면 말 좀 해주지."


'미안해요, 사실 나도 이 정도로 현지의 맛을 구현할 줄은 몰랐어'라는 말은 마음속으로만 하면서 나는,


"엥? 이런 맛일 줄 알고 시킨 거 아니에요? 선생님들 다 알고 시키는 줄..."


"아니... 우리는 여기 처음 오는데 알리가 없잖아요."


이른바 한국인의 특기 '아니시에이팅'을 시전 하는 그들 앞에서, 속으로는 '아이고, 죄송합니다... 사실 저도 원조 아이란은 처음 먹어봐요'라는 말은 삼킨 채 나는 얼굴로는 'ㅎㅅㅎ 죄송...'이라는 얼굴을 지었다.


균은 "저는 이 맛에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아요"라고 하며 끝까지 아이란에 도전했지만 결국 그의 아이란은 다 내 차지가 되었고 (뜻밖의 이득, 감사)


재는 "그래도 먹다 보면 익숙해지겠는데요?"라고 하면서 끝까지 다 마셨다.


그러면서 남정네 3이 아웅다웅하는 사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중형 난과 호밀빵이 식탁에 등장했다.


"이야... 아까 그분이 정말 좋으신 분이었네"


"그러게요, 우리 '대'자 시켰으면 진짜 큰일 날 뻔했어요."


"나는 여기 들어오면서 왜 식당 앞에 덤프트럭 타이어가 있는가 했는데 그게 '대'자였네..."


우리 눈에 보이는 '중'자라고 칭하는 우즈베크의 '난'은 정말 컸다. 지름이 30센티 정도 되는, 두께는 10센티 정도 되는 두툼한 빵이 조각조각 먹기 편하게 썰려있었고, 나의 팔뚝 정도 크기가 되는 커다란 호밀빵이 나왔다. 거기에 아이란과 수프까지 함께 등장. 이 정도의 양이니 그 무엇도 모르는 우리가 주문하면서 '난 큰 걸로 주세요'라고 했을 때 그 점원분께서는 꽤 당황하실만했다. 사이즈로만 본다면 '대'자 난은 7~8인분 정도가 되는 빵이니까. 그는 매우 좋은 직원이라고 우리는 결론지었다, 매출만 생각한다면 그냥 주문을 받을 수 있었으나 우리의 위장과 돈을 생각해 주었기에 우리 스스로 주문을 고칠 수 있게 한 것이니까.


하여튼, 우리는 기쁜 얼굴로 카이막을 빵에다 얹어서 먹기 시작했다.


카이막
호밀빵, 카이막, 우즈벡 난

"오?"

다들 눈이 휘둥그레 지면서 카이막과 빵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카이막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그 맛을 정의하기 어려운 음식이었다.


생크림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버터크림 같은가? 아니다. 그러면 살짝 녹은 실온의 버터 같은가? 아니다. 그것의 질감은 생크림과 버터크림의 중간과도 같은 맛이지만 그 맛은 달콤하지만 달지 않고, 느끼할 것 같지만 느끼하지 않다, 거기에 농후한 우유맛이 가득하며 빵에 발라서 먹으면 그 우유맛이 빵과 매우 잘 어울린다. 매끄러우며 부드럽고, 농후하며, 질감은 혀에서 미끄러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다, 꾸덕꾸덕한 생크림 같은 것이 입안에서 달콤함과 고소함을 남기면서 사라진다. 은은한 달콤함과 고소함을 가진 버터크림의 질감을 가진 우유의 결정체, 끝맛이 딱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 그것이 카이막이었다.


"이게 빵이랑 먹으니까 더 맛있어요, 미쳤네, 이거."


"느끼할 것 같은데, 느끼하지 않아도 계속 퍼먹고 싶어 지는데요. 같이 나온 꿀이 없어도 되겠어요."


나처럼 카이막을 처음으로 먹어보는 균과 재도 카이막의 맛에 대해서 비슷한 의견을 얘기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음식이라는 것도 동일했다.


"와... 이게 어떻게 이렇게 맛있지..."


균이 작은 티스푼으로 카이막을 그냥, 한번 더, 떠먹으면서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함께 나온 호밀빵과 우즈베크 난은 어떠한가. 호밀빵은 거칠거칠하고 구수한, 뻑뻑한 호밀의 질감으로 수프에 적셔 먹기가 아주 좋았다.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카이막과도 잘 어울리고. 우즈베크 난과 같은 경우는 눈에 보이는 그 두께와는 다르게 아주 폭신폭신하고 쫄깃하며 토핑으로 올려진 참깨처럼 고소하고 매끄러운 겉면이 인상적인 빵. 빵만 먹어도 입안에서 푹신하게 씹히며 심심하지만 고소한 끝맛이 인상적인 맛이었다.


카이막과 빵 섭취에 이어 우리의 숟가락은 각자에게 나온 러시안 보스치와 양갈비수프에 향했다. 러시안 보스치는 당근, 양파, 적양배추, 감자 등이 들어간 맛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 맛은 참 좋고 따뜻하며 든든한 음식. 강릉 월화거리에 작은 러시아 음식점이 있었을 때 나는 보스치를 자주 먹었는데, 사장님이 추천하는 러시안 방식대로 마요네즈를 보스치 위에 잔뜩 뿌린 후 썰려진 호밀빵을 수프에 적셔 먹었었다, 그리고 재에게도 그 방식을 얘기하며 맛이 어떤지 물었다.


양갈비수프

"생각보다 맛이 가볍고 야채육수 맛이 깊어요. 빵을 적셔 먹으니까 이것도 별미예요. 제 스타일이에요."

한 손에는 호밀빵을, 한 손에는 숟가락으로 보스치를 떠먹는 재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와, 이거는 밥 말아먹고 싶은 맛인데요? 밥 있었으면 한 공기 시켰다."


균은 나와 같은 양갈비수프를 주문했는데 그의 말로는 '아주 진한 갈비탕' 맛이 난다고 했다.


"그래요..? 어디..."


나도 양갈비를 건져서 야무지게 뜯으며 국물을 들이켰다. 아주 진하게 우려낸 갈비의 육수맛, 맑은 육수지만 입안에 계속 남는 고기의 맛과 고기 특유의 달큰함과 고소함이 훌륭했다, 균의 말대로 '진한 갈비탕 맛'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양갈비수프였다. 세계 어디를 가도 진한 육수의 맛을 즐기고 좋아하는 것은 비슷한 것일까, 양갈비수프는 그 고기 육수의 맛이 우리의 갈비탕과 비슷했다. 다만, 향신료나 채소 등이 첨가되어 이국의 향과 맛이 조금 더 있는, 그러한 맛.


그리고 세 남자의 말수는 점점 잦아들었다, 아이란을 마실 때만 제외하고. 그만큼 아이란의 짠맛과 신맛은 그들에게 충격적이었나 보다. 인도음식점의 마시는 요거트는 매우 달달하고 상큼했지만 터키의 마시는 요거트는 한국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이 아니었다. 물론 나는 이전에도 인도음식점에서 염소젖으로 만든, 아이란과 비슷한 맛의 라씨를 먹어봤기에 아이란이 맛있었지만.... 잘 마시지 못하는 균을 보니 사실은 많이 미안했다.


후 우리의 손은 카이막을 퍼서 빵에 펴 바르고 한입 먹고, 그 후에는 수프를 한입 하면서 빵을 물어뜯고... 배가 충분히 찰 때까지 반복적인 식사의 일은 계속되었다. 옆 테이블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샤슬릭과 고소한 냄새가 나는 팔라페를 보며 '다음에 오면 꼭 저것들을 시켜먹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재방문을 하지 못한 것은 글을 쓰는 지금도 아쉽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카이막, 고소하고 푹신한 빵, 진한 고기 육수가 나의 입에서 번갈아 오가며 나는 재와 균이 배가 불러 손을 놓고 있음에도 불구 끝까지 빵을 다 먹었다. 빵도 워낙 맛있었기에, 빵을 남기면 이후에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에.


"진짜 든든하네요..."


"따끈한 국물에 탄수화물, 고기... 거의 한식인데요."


우리는 식사를 다 마치면서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거리를 나섰다. 조금 더 연보랏빛으로 물들어가는 거리에는 우리가 입장했을 때와 다를 것 없이 오븐에서 구워진 커다란 빵들과 빵들을 배달하는 점원들, 그리고 한국인 손님들로 바쁜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고,


거리를 나와서 다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지하철역 근처로 오니 우리는 낯선 도시의 이방인에서 대한민국의 한국인으로 거리를 걸었다.


'샤슬릭과 팔라페를 먹으러 꼭 다시 오고 말리라'


나는 강릉으로 돌아가기 위해 숙소에서 짐을 챙기며 스스로 다짐을 했다,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꼭, 샤슬릭과 팔라페를 먹기 위해... 그리고 카이막도 또 먹고 싶기에, 사마르칸트 시내의 이방인 여행자가 되기 위해 중앙아시아 거리로 갈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서울은 좋아하지 않지만, 그 안의 식문화는 사랑하는 별난 인간의 다짐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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