헹복을 미루지 않기로 결심했다.
요즘 SNS를 보다보면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 현재의 고통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 역시도 거기에 많이 몰두되었고
시간을 허투루 쓰기 싫어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며
최대한의 효율을 끌어올리려 지난 몇년간 부단히 노력했다.
남들은 이미 저만큼 가 있으니 그들을 따라가려면 몇 배의 노력을 해야한다고 매일 다짐하며
나를 더 발전시키고 자극시키는 데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미라클모닝을 하며 갓생 사는 사람들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기도 하고
원하는 미래를 살기위해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순간들은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가끔은
미래에서 행복하기 위해 현재의 나를 너무 등한시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만약 내가 분명히 원하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는데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 이것에 내가 베팅하는 것이 맞는가-
스스로 검열에 검열을 거치며 수백가지의 경우의 수를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지 못찾는지 스스로를 철저하게 시험해보기도 하는 것 같다.
이것이 나를 안심시키려는 수단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지나치다 보면 현재의 나는 행복하면 안된다는 생각 마저 들기도 한다.
근데 최근에 나는
그렇게 수백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여러가지 변수를 제시하고
나의 가장 큰 불안요소를 자극하며
하지말라고 뜯어 말려도
그냥 확실한 행복을 따르기로 마음 먹었다.
얼마전에 우연히 내가 정말 원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알게 되었고
현재의 안전한 삶을 뒤로한채 나는 기꺼이 모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지금 내 삶이 좋다.
하루 하루 시간이 가는게 정말 아까울 만큼 -
모든것이 안정되었고 이대로 쭉 살아도 딱히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되기 시작하면서
나에게 올라오는 감정이나 생각들이 더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고
하나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가끔 나의 결핍이나 좌절된 욕구들을 마주할때면
안쓰럽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그것마저도 '그럴 수 있지' 라고 이해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철저한 내편인 내가 있으니
이렇게 나와 평생 지금 여기 이곳에서 잘 살수 있을 것 같은 안정감이 든다.
그리고 나는 내가 원하는것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내 삶에 가져다 줄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요동치는 마음 끝에도
결국 나는 나를 잘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그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행복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의 현재에서
충분히 행복하고 그것들을 두고 떠나기에 아쉬울 것이 있는
지금 내 삶을 사랑한다.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놓아버릴 수도 있는 나의 용기와
조금 더 유연하고 관대한 자세로 인생을 흘러가는대로 살아보자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는 현재의 내가 근사하고 참 좋다.
그리고 불안함 마저도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나오는 감정과 생각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그 불안이 말해주는 내용을 따라서
나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하나씩 함께 풀어나가보고 싶은 힘도 생겨나는 것 같다.
지금 여기서 이렇게 행복하니
내가 그토록 원했던 그 곳에서도
나는 기꺼이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 위해
지난 수년간 나는 나에 대한 탐구에 열을 다했다.
내가 이곳에서 바로 설 수 없다면
조그마한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기 쉬운 허울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고
그것이 언제나 나에게는 제일 두려웠다.
그렇게 지난 몇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최우선순위는
나를 잘 양육하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한 사람으로서
있는 그대로 소중하고 존중받고 사랑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각인시켜주고 싶다.
OO아, 너는 지금 여기에서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어.
그리고 너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는 너가 그거 꼭 했으면 좋겠어.
마음껏 너가 원하는 거, 하고싶은 거, 먹고싶은 거, 경험하고 싶은거 전부 다.
너는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어.
너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내가 언제나 너를 돕고 지지하고 응원할거야.
우리 모두 행복을 더 이상 그만 미루자고 말하고 싶다.
지금 내 앞에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원하는 행복이 있는데
과연 무엇때문에 미루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