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mma Aug 16. 2024

소속의 중요성

불안요소를 제거하자

나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날씨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춥거나 더워도 컨디션이 안좋지만 

환절기에도 무기력을 종종 느낄 만큼 날씨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사계절이 있는 한국에서는 1년에 4번의 무기력은 기본으로 겪는 중이다.

요즘같이 여름과 겨울만 긴 날씨에는

1년 중 반년은 컨디션이 똥망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하는 날씨에 내 몸 상태와 기분도 계속해서 변화하는 중이다.

이것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일일이 알아차리려고 하는 거 자체가 지겹고 지치는 요즘이다.




너무 덥고 습한 날씨에 좋아하던 산책이나 바깥활동도 못하게 되고

시원한 실내에서만 있다 보니 몸은 점점 더 지쳐가고 그대로 누워만 있고 싶어진다.

그렇게 축 늘어져버린 몸은 역대급 몸무게로 내 신체와 정신을 더욱 짓누르고 있고

더욱 더 침대와 한몸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아졌다.

아니할 수가 없다.


지난 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내년의 일정을 떠올리며

들뜬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던 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하루 하루 그냥 되는대로 사는듯한 나의 모습에 실망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지금 현재 나의 모습으로 바라본 나의 미래가 너무 두려운 마음에 많은 불안함이 올라온다.




지금 이대로는 안될 것 같은데.




이렇게 무기력하고 지치고 무능하게 느껴지는 내 자신이 낯설고 싫다.

분명 이 모습도 나의 일부분이거늘.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다음은 어쩌지? 그 다음에는?

그렇게 자꾸 Next 를 외치고 있으니

마음속에 조바심과 불안함이 가득할 수밖에.

무료하기 짝이 없던 일상에

변화의 파장을 알리는 소식으로

일거리가 주어지니 삶에 활기가 돋았고

지겹던 일상마저도 소중하고 감사했던 순간들로 가득했던 하루들도 다 지나갔다.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나에게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던

나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지도 꽤 오래.




도대체 그때의 나는 어디로 갔는가.




내가 두려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불안요소를 제거해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나의 이 무기력함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내가 그토록 두려워 하는 것들.

2년 뒤 나의 모습들.

만약에 도전을 했는데 성장하지 않았으면 어쩌지?

나 혼자 결국 남게 되면 어쩌지?

나는 소속감과 연결감이 중요한 사람인데.

소외되고 나 혼자 여기 남아서 어디에도 끼지 못하면 어쩌지.

주변을 빙빙 돌고 안정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며 사는 것.

그게 가장 끔찍한 것 같다.

안전한 보금자리를 나에게 주고 싶은데

그럴만한 사람과 직업이 없어진다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인 것 같다.

지금 내 삶에도 없는 것들이고 이게 가장 큰 불안요소인데

2년 뒤에 더 나이를 먹어서도 내 인생에 중요한 것들이 다 없어지고

결국엔 나 혼자 남겨질 것 같은 그 외로움과 두려움이 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



지금도 없는데, 거기에는 있을까.



출처 : 네이버




매슬로의 인간의 욕구 5단계가 있다.

위로 올라갈수록 고차원적인 것이라고 한다.

인간에게 5단계 모두 다 중요하지만

소속과 사랑인 관계욕구가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거의 일생을 이 욕구를 스스로에게 주고 싶어서 노력했던 것 같다.

나에게 결핍된 욕구를 줄 것 같은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가기도 하고

관계를 맺으려 노력하기도 하고 기회가 닿는 한 많이 애쓰고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 곁에는 결핍된 나와 그 아이를 지켜보는 나.

이렇게 단 둘뿐이다.


물론 찾으려고 하면 감사한 것들이 많다.

나에게는 소중한 가족들도 있고 매일 출근할 수 있는 회사도 있고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건강한 몸과 종종 안부를 전하며 만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내가 만족을 못하는건지

아니면 진짜 나라는 사람의 결핍의 깊이가 깊어 이걸로는 안되는건지.

그냥 끝까지 한번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면서도 내 발에 물이 젖는것은 또 싫다.

아휴 -


지금 여기에 있는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욕구를 채워줄 수는 없으니

용기 내서 스위치를 켜보려고 하는데

내가 스스로 켤 용기는 부족하고

그냥 방전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스위치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길 바라는 것 같다.

지금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지만

그래도 스위치는 한번 올려야 후회는 없지 않을까.

흐 - 모르겠다.


그러니 그냥 날씨 탓을 하련다.

이게 다 들쭉날쭉한 날씨 탓이라고.

시간이 빨리 가는 것은 싫지만

가을이 와서 마음껏 활동하고 가벼울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바란다.

불안이가 올 때는 내 몸을 사용해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몸은 정말 똑똑하기에 내가 움직이기만 하면 전두엽이 알아서 활성화가 되며

같은 상황도 다르게 바라보는 긍정적인 에너지도 가져다준다.

그래,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오늘은 부디 작게나마 호흡과 함께

무거운 몸을 조금씩 움직여 보도록 해봐야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