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3살 된 딸아이가 식탁에 앉더니
"아~ 행복해"라고 말하는 겁니다.
모은 두 손을 왼쪽 볼에 갖다 댄 채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이고 말이죠,
누가 봐도 애교가 넘치는 눈웃음까지.
아이가 이렇게 행복해하면
엄마는 두 배, 세 배로 행복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놀랐습니다.
이런 표현을 누구한테서 배운 걸까, 하고요.
당연히 엄마에게서 배웠을 확률이 높겠지만
어린이집을 가는 것도,
자주 만나는 어른이나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내가 '행복하다'라는 표현을 언제 썼더라?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그런 표현을
직접적으로 하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대신 제가 아이들에게
한 번쯤 질문했던 것이 있었어요.
"행복해?"
아이의 눈웃음이 예뻐서
나도 모르게 한 말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아이도 대답하기를
자기의 기분을 살펴보고
"행복해"라고 한 것 같았지요.
불쑥 질문을 던져봅니다.
언제 행복을 느끼시나요?
과거가 나를 옭아매지 않는다고 여길 때
다가올 미래가 희망적일 때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고 느낄 때
겨우 행복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는지요.
그런 우리의 마음으로 인해
나이가 어린아이일수록
더 쉽게 행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았을까요?
우리는 쉽게 행복을 느끼지 못하지만
아이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도리어 엄마의 행복을 막았던 건 아니었을까요?
엄마의 질문으로
아이가 배운 행복은
다시 엄마에게
잊었던 행복을
전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언제가 제일 행복해?
아이는 망설이지 않았어요.
"음, 내가 이렇게 달려가고,
엄마가 안아줄 때, 행복해...!"
아이를 안아주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행복을 만끽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아이만의 행복이 아니란 걸
소소하고도 확실한,
나의 행복이기도 하단 걸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엄마에게 오는 일을
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