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게 내 자유라고요?

자유에 대한 책임도 챙기셔야죠

by 커뮤니케이터

자유에 대한 책임도 챙기셔야죠

당시긍정적인 기억보다 더 강력한 것이 있다.

바로 '부정적인 감정'이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친절한 사람을 만나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불친절한 사람을 만나

평생 기분 나빴던 기억을 안고 가기도 한다.


나 역시 불쾌했던 직원의 응대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잊히지 않는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년 정도 전인 나의 고등학생 시절,

출장 가시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국내선 항공권을

예약해 드렸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일정에 변수가 생겨서 부득이하게

비행기를 취소해야 했고, 그래서 내가

항공사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비행기 예약한 거 취소하려고 하는데요."

나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예약사항을 확인하고,

바로 취소가 될 거라 예상했다.

근데 뜻밖에 대답이 돌아왔다.


"왜 취소하려고 하시는데요?"

"네?"

"왜 취소하려고 하시냐고요. 취소 사유가 뭔데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이라

당황한 나머지 불쾌한 그 직원의 태도에

불만 한 마디 표현 못 하고,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며

겨우 내가 애원하듯 예약을

취소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아마 이 글을 읽으면서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

나 역시 통화할 당시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고

상황이 믿기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통화가 끝나고 곰곰이 생각했을 때,

'항공권을 취소해 주면 직원한테

페널티가 갔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그렇게

따져 물을 이유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정말 항공사에서 그렇게까지

부당한 근무조건으로 운영했을까?'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그 직원의 불쾌한 태도는

영문도 모르는 불쾌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또, 한 번은 은행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좋은 조건의 체크카드를

발급해 주던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이용해 왔었다.


다행히 회사 바로 옆에 은행이 있어

잠시 짬을 내어서 방문하곤 했었는데,

대기자가 많아 번호표를 뽑고

내 차례가 되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


처리할 업무를 얘기하 고나니 담당자가 대뜸,

"여기 근처 회사 다니시죠?

제가 명함 드릴 테니까 내일 오전에 오시면

바로 해드릴게요.

지금 뒤에 보시는 것처럼 많이 기다리시거든요?"

라는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그 직원의 입장에서는 내가 다음날

다시 방문하는 게, 기다리는 것 만으로

업무시간이 끝나서 볼일을 미처 보지 못한

고객들의 클레임을 받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대처처럼 느껴졌던 모양이다.


황당함과 언짢음을 뒤로하고

결국 은행을 나서야 했고

다음날 또 시간을 내서 방문하긴 했지만,

그 은행과 직원에 대한 불쾌했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 그 은행을 방문할 때면

'제발 저 직원만은 아니기를...'하고 바라게 되었다.


그러다 또 한 번, 그 직원과

마찰이 생긴 일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여러 가지를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다.


한 번에 다 얘기를 하면 헷갈릴 수 있을 것 같아

하나 처리가 끝나고 다음 것을 이야기했더니,

"한 번에 얘기하시지, 왜 하나하나 얘기하세요?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 많은거 안 보이세요?"

라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대꾸했다.


당시 나는 해당 은행을 주거래로 이용하며,

전세자금 대출도 알아보는 중이었다.

근데 그 직원의 태도에 또 한 번 어안이 벙벙해지며

이 은행과는 절대 거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어렵다.


나 역시 여전히 미숙한 부분이 많아,
이런 이야기를 꺼낼 때면 늘 조심스럽다.


감정은 내가 처한 환경, 상황,
그리고 찰나의 기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관리가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격한 감정이 동반된 순간을
유독 오래 기억한다.

특히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은
더 강하게, 더 오래 남는다.


그리고 서비스인의 감정이 정제되지 않은 채
태도로 드러나는 그 순간,
그것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얼굴이 된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부디 누군가를 위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우리는 감정을 관리할 줄 아는
성숙한 서비스인이 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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