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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이선종 Jan 02. 2020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말의 신뢰도는 관계에 반비례한다

대행을 주고 싶어도 대행을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

바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다. 광고, 홍보, 프로모션, 이벤트 등 커뮤니케이션 대부분은 외부 전문가와 함께 일을 한다. 심지어 캠페인이라는 말은 선거 운동으로부터 시작됐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에이전시가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왜 일까? 스킬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맥락이, 발신자와 수신자가 아닌 직원과 회사, 직원과 직원 사이의 관계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고 이야기되는 회사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좋은 정책과 내용이라도 그 맥락을 이해하는 외부인은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도모도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못하기로 유명하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으로 살고 있다가 역할이 바뀐 후 회사 차원으로 결정할 것들이 상당히 늘었다. 지난 몇 달간 내가 결정한 것들을 되돌아보면 다수가 원하는 방식, 공리주의적 선택이 많아졌다. 조직 구조, 리소스 배분, 인사 정책 등 다수의 결정을 로우데이터로 의사 결정을 해 나가고 있다.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일까? 소수의 의견, 생각들은 존중하고 있지 않는가? 그것이 내가 원하는 회사가 커뮤니티가 되어 가는 길일까? 수 없이 많은 생각들이 든다. 


도모에서 정의롭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도모얀의 입장에서는 일을 통해 배우고, 일을 통해 성장하는 것.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 일이 비즈니스에 임팩트를 만드는 것. 회사라는 존재가 이익을 만들기 위함이지만 이렇게 보면 일만 남고, 사람은 남지 않는다. 도모얀들이랑 같이 토론해봐야겠다. 


지난 12월은 일 년에 두 번 있는 인사 시즌을 보냈다

대부분 에이전시의 인사는 큰 결함이 없는 한 승진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근속 연수가 짧기도 하고, 몇 천 명씩 있는 대기업과는 달리 소기업의 인사는 "보류"를 결정하려면 지독한 각오를 요구한다. "보류"를 선택하는 일이 적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충격과 커뮤니케이션 양이 수십 배 증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아닌 개인을 위해 "보류" 카드를 냈다. 역량 문제가 아닌 협업과 사내 정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일로 인해 당사자도, 모든 도모얀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진심으로 이런 피드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좋아진 상태로 함께 하고 싶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함께 지낸 시간들이 신뢰도를 낮게 만들어 피드백까지 가지도 못하고 대화가 맴돈다. 아름다움의 정의 중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다. 상처가 나고, 그 상처를 이겨냄을 통해 나타나는 아름다움. 부디 이 상처가 아름다움으로 승화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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