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네스의 정령이랄까. 토트네스에서 리치웰 샘으로 가는 길은 붉은 흙으로 전탑처럼 쌓아 올린 담 사이에 피어오른 오색의 꽃은 마치 몽환적인 꿈라를 걷는 느낌이다. 그 길 끝에 토트네스 사람이 치유의 샘이라고 부르는 리치웰 샘이 있다.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약수와 같은 개념이다. 리치웰 샘을 비롯하여 리치웰 가든은 1930년경 리치웰 코티지(Leechwell Cottage)의 과수원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과수원의 일부 나누어 1930년경에 리치웰 방가로(Leechwell Bungalow)를 짓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정원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치유의 샘으로 불리는 이유는 당시 나환자 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환자 병원은 Maudlin Road의 정원 위 경사면에 자리하고 있었다. 12세기경에 설립된 나환자 병원은 12~14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었다. 병원에는 교회와 우물이 있었다. 병원이 있는 부지에는 허브와 채소 정원과 과수원이 있었다. 1719년에 땅이 매각되면서 병원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영국은 6세기부터 나병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뚜렷한 처방이 없었던 시기에 나병은 깨끗한 마을의 샘이나 우물을 이용하여 영적, 주술적, 의학적 정화 행위를 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반면 토트네스의 리치웰 샘은 12세기에 나병환자 병원이 설립되기 이전부터 치유의 샘으로 알려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치웰 샘에는 "determined to save the only life you could" 문구가 적혀있다. 이 샘물이 할 수 있는 일은 유일하게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는 표현인 듯하다. 토트네스의 리치웰 샘은 단순한 치유의 개념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인류 앞에 다가온 각종 위기로부터의 치유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