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_공동체라는 또 하나의 자연>
<4장. 공동체라는 또 하나의 자연>
핀드혼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사람을 조심스러워했다.
자연은 쉬웠다.
말이 없고, 판단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어딘가 닫혀 있는 문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흙을 나누어 담던 한 사람의 손등에서
내 손등과 닮은 점을 보았다.
손끝에 남은 상처,
한쪽으로 기운 동작,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피로의 온기.
그때 처음 깨달았다.
이 사람도
자기만의 뿌리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다른 줄만 알았던 타자 안에
나의 그림자가 담겨 있다는 사실.
공동체는 그래서 어려우면서도
가장 깊은 배움의 공간이다.
거울처럼 나를 비추는 존재들 속에서
나는 나를 다시 만난다.
그리고 조금씩
그들에게 마음을 건넬 수 있게 된다.
타인을 사랑한다는 것은
타인이 나를 닮았음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 깨달음이 있을 때
공동체는 서로를 수용하는 자연이 된다.
서로 다른 나무가
숲이라는 이름으로 어깨를 맞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