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 오면 우리는 일본으로 벚꽃을 보러 떠난다.
사실 벚꽃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여행’이라는 설렘 속에서 봄을 온전히 맞이하고 싶어서.
훌쩍 떠나는 순간, 마음도 가벼워지고 계절이 새롭게 시작된다.
공항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봄바람이 불어오는 기분,
익숙한 듯 설레는 거리, 매년 같은 계절에 찾는 익숙한 풍경들.
그 속에서 우리는 한 해의 시작을 조용히 준비한다.
벚꽃이 만개한 거리를 걷다 보면,
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는 꽃잎들 사이로
우리의 시간도 조용히 내려앉는다.
작년과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꺼내 보면,
우리는 같은 자리에서 다른 모습으로 서 있다.
키가 훌쩍 자란 아이들, 깊어진 눈빛의 우리 부부.
벚꽃이 매해 다시 피어나듯, 우리도 그렇게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도,
봄의 온기와 벚꽃 아래에서의 설렘은 마음 한구석에 남는다.
그 기운을 품고 한 해를 시작한다.
바람이 불면 벚꽃이 흔들리듯,
우리의 삶도 그렇게 가볍게, 살랑이며 나아가길 바라며.
올해도, 봄이 피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