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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눈감으면 얻는 것들

비루한 삶의 시작, 번져가는 욕망

by 콩코드


아하아아아아아아아~푸우음



시커먼 구덩이서 오물이 쏟아지듯 입을 있는 대로 벌리고 소리를 뱉었을 터다. 그렇지 않고는 그렇게 크고 지저분한 소리를 낼 수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손으로 입을 틀어쥐고 어떻게든 소리를 낮추려 애썼겠지만 한심한은 결코 그럴 위인이 아니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인간들은 행위 유형이 서로 빼닮았다. 상례에 어긋나는 짓을 앞다퉈하는 건 예사이고, 주변 사람들 눈살 찌푸리게 짓을 아주 제대로 했다. 따라 하는 놈들이 있었다.



그런 어리숙한 놈들도 눈치는 있었다. 선생-선생은 무슨. 나쁜 짓을 도맡아 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짓을 방조하고 돋우기까지 하는 날강도를 그들 입장에서 본 선생과 함께 한 두릅으로 엮여 욕먹으면 선생의 최측근이라도 된 것 같은 뿌듯한 느낌을 받는 듯했다. 선생은 그런 놈들의 행위를 눈감아 주었다. 선생의 우산 아래서 놈들은 남들에게 유독 지독하게 굴었다. 겉으로 보면 그들이 세상을 다 가진 듯했다. 하는 짓이 얼마나 유치하고 비루한 지 놈들은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남들이 혀를 차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놈들 어디에도 부끄러움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놈들은 상황을 즐겼다. 꼴에 악명도 명성이라는 정치인의 비뚤어진 신조를 신봉했다. 갈수록 우악스러워진 데는 그런 배경이 없지 않았다.



선생의 이름을 닮아 하찮기 그지없는 기생충들이 선생이 똥 싼 밭을 어슬렁거렸다. 시차를 두고 놈들은 그곳에 구더기가 우글대는 마을 뒷간을 훌륭히 재현해 냈다. 누구 하나 역겹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눈살을 찌푸리던 것도 잠시 아무것도 듣거나 보지 않은 양 행세했다. 한때 활기찼던 밭은 싹과 열매를 낼 동력을 잃고 휘청거렸다. 그 후 쇠락을 거듭했다. 겨우 8개월 만의 일이었다.





또 시작이군. 이게 뭐람.



하찮은이 새로운 부서로 옮겨오고 하루가 지났다. 하가 상견례를 겸해 팀장들을 사무실 내 회의 테이블로 불러 모았다.



전에 있던 사무실에서는 30분 일찍 퇴근했잖아.



밀려왔든 수순에 의해서 왔든 누구나 발령을 받으면 잘해보겠다고 다짐이거나 잘해보자는 독려 위주의 인사말을 하는데, 과연 하는 달랐다. 그런데 뭘 어쩌겠다는 거지? 가을 잎새가 바람에 흔들려 장총찬은 하가 미처 하지 않은 뒷말을 기다렸다.



딱 보니까 여긴 1시간 일찍 퇴근해도 되겠어. (인상이 왜 그래?) 뭐 문제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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