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 술이(述而) 제12장
공자가 삼간 것은 제사 지내기 전에 재계하는 일과 국가의 존망이 걸린 전쟁, 생령에 위협이 되는 질병이었다.
子之所愼, 齊戰疾.
자지소신 재전질
원문의 재(齊)는 제사를 지내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한 것을 멀리하는 재계(齋戒)를 말합니다. 공자가 평소 괴력난신, 4가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면(7편 술이 제20장) 재계, 전쟁, 질병에 대해선 삼가는 태도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말은 아낀 것이 탐탁지 않게 여겨서였다면 삼가는 태도를 보인 것은 그만큼 중차대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귀신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 제사를 중시한 것은 공동체를 결집하고 단속하는 윤리적이고 정치적 역할이 컸기 때문입니다. 힘쓰는 것에 말을 아끼면서 전쟁에 대해 신중히 접근한 것은 무수한 백성의 목숨과 국가의 존망이 걸릴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질병에 대해선 개인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고 풀어낸 주석서가 많습니다. 이는 한나라 시절 무병장수를 추구한 황로학 전통의 산물입니다. 군자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질병에 대해서도 개인 보건을 넘어 공중보건 차원에서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고대에는 병 치료로 신에게 제사를 올리거나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역시 괴이한 것과 귀신의 힘을 빌리려는 것이니 공자가 이를 탐탁치 않게 연 것은 당연합니다. 말년의 공자가 중병에 걸리자 자로가 대규모 기도 행사를 열게 해달라고 하자 이를 정중히 사양했던 것(7편 '술이' 제34장)도 그 연장선에 이해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공자는 어떤 일을 이룸에 있어서 그 수단으로써 괴력난신을 멀리했다면 공동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중차대했기에 재계, 전쟁, 질병에 대해 삼가는 자세를 보인 것입니다. 전자가 기피의 대상이었다면 후자는 간절함을 지니고 기도하는 자세로 대했다고 풀어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