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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칼럼20] 가을에 필요한 오일

건조함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법

 익혀버릴 것 같던 열기가 어느새 사그라 지고, 뜨거워 피하던 햇살을 찾게 되는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봄과 가을의 기온과 지구 위치는 비슷하지만, 자연이 보여주는 모습은 완전히 다릅니다. 봄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가을은 깊은 잠을 자기 전 움츠려 드는 볼 수 있습니다. 다람쥐는 겨울에 먹을 도토리를 땅에 묻고 나무들은 잎에 색을 칠하여 짧아지는 햇빛을 유혹하지요.


 겨울을 준비하는 것은 비단 자연만이 아닙니다. 우리 몸도 자연의 흐름에 맞춰 변화를 줍니다. 특히 피부는 겨울과 싸우기 위한 준비태세를 구축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피부에 전해지는 가을바람은 전쟁을 앞두고 울려 퍼지는 공습경보와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피부가 준비할 수 있도록 화장품으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을이 시작되면 대기환경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변화가 동시에 발생합니다.

1.  대기 중 수분의 양이 줄어듭니다.

2.  그리고 기온이 내려갑니다.

3.  마지막으로 바람이 강해집니다.


 변화하는 흐름의 공통점은 피부의 수분을 뺏어간다는 점입니다. 가을에는 변화가 동시에 그리고 빠르게 일어납니다. 때문에 피부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수분을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대로 겨울을 맞이하면 피부는 거칠어지고 푸석해지며 탄력을 잃게 됩니다. 결국 가을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겨울을 보내면 주름과 함께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가을은 피부 나이를 정지시키기 위한 방어전선을 구축하는 시기입니다.


 가을에 제일 필요한 것은 피부의 보습력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보습을 높여주는 화장품 원료로는 휴멕턴트(Humectant)와 에몰리언트(Emollient)가 있습니다. 휴멕턴트는 히알루론산, 아미노산과 같은 원료로 수분을 피부에 주입시키거나 신체가 보습 물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에몰리언트는 일반적으로 오일을 의미하여 피부에 보습막을 형성하여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두 가지 원료 중 가을에 더 필요한 것은 에몰리언트인 오일입니다.


 피부는 수많은 레고 블록이 촘촘히 연결되어 쌓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오일은 블록과 블록 사이 작은 틈으로 흘러내려가면서 공간을 메꾸어 줍니다. 오일이 틈을 메꾸면 피부 속에 있는 수분이 증발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 수분 손실이 적어질 수 박에 없습니다. 또한 피부 외곽에 칠해진 오일은 차가운 공기나 바람이 피부랑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막아주어 피부가 갈라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예로부터 오일은 희귀성 때문에 부유한 가정의 여성들만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물질이었습니다. 오일은 식물의 꽃이나 열매를 압착하여 얻습니다. 꽃이 활짝 피고 열매가 무르익은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인부들이 동원되어 엄청난 양의 원물을 모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모아봤자 얻을 수 있는 오일의 양은 극미랑이었기에 서민들은 볼 수도 없는 물질이었지요. 


  오일 중에는 식약처로부터 효능을 인정받아 주름 기능성 성분으로 등록된 원료도 있습니다. 세드롤은 향나무에서 얻은 오일로 콜라겐과 엘라스틴의 합성을 증가시켜 주름 생성을 방지하는 원료입니다. 향나무는 과거 피부발진이나 피부염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이집트 인들은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향나무 가지를 태워 공기를 정화시키는 의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에 와서 과학적 효능이 밝혀지고 정교한 분리 정제 과정을 거치면서 주름 기능성 원료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오일은 피부뿐만 아니라 머릿결을 윤기 나게 관리하는데도 사용됩니다. 모로코 여성들은 머릿결을 관리하는 필수품으로 아르간 오일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아르간 오일은 모로코 일부 사막지역에서만 자라는 아르가니아 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오일로 비타민E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오일은 미끄럽고 텁텁한 느낌 때문에 구매가 쉽지 않은 제품이었습니다. 오일의 효능이 아무리 좋아도 사용하기 불쾌하다면 권해드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달로 순도 높고 깨끗하며 사용감이 우수한 오일을 다량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 매서운 한파와 맞서 싸우기 위해 피부에게 오일이라는 무기를 선물해 주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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