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르웨이신박 Oct 18. 2024

동해바다/야간작업

현장에 늦게 도착해 오늘은 야간작업을 해야한다.


야간작업은 늘 신경이 쓰인다. 조명을 새로 설치해 작업장을 환히 밝혔지만, 밤이면 해류의 방향이 급하게 변하고, 바다는 거칠어 진다.


거친 바다에서 조용히 몰려오는 두려움은 너울이다.  배를 타고 넘어가는 긴 너울은 아무리 큰 배도 쉽게 꿀렁이게 만든다. 배가 너울에 춤을 춘다. 오늘 밤에는 이 긴 너울이 두 방향에서 한꺼번에 몰려온다.


레이더에 잡힌 너울은 그 크기를 가히 짐작케 한다. 500미터가 넘는 긴 너울이 2시 10시 방향에서 온다. 두 너울이 겹칠 때는 순간 배가 위로 솟구친다.  


내렸던 장비를 회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겹치는 너울에 탐사 장비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고, 갑판위에 작업자들은 몸을 가누기가 힘들다.


장비를 잡고 있던 30미리 동아줄이 맥없이 터져버린다. 일단 작업자들을 line of fire 밖으로 벗어나게 했다.


잠시 정렬을 가다듬고 기회를 엿본다. 얼마나 지났을까...


사투끝에 힘들게 장비를 데크 위에 올렸다. 휴...


이제야 한숨을 돌린다.

이전 19화 동해바다/수학문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