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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son Lee Jun 15. 2021

스페인발 난민 위기

예상된 결과와 오래된 문제

욕심의 결과? 어려운 해결

스페인이 다시금 이민/난민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되지 않은 사건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지속됐으나 최근 들어 큰 사건으로 번지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불확실성에 맞서 유럽으로 진입하려는 난민들이 늘어나면서 어쩔 수 없이 야기된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아직 유럽 국가들의 해외 영토가 자리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스페인이 대표적으로 아직 영토를 소유하고 있다. 프랑스는 마다가스카르 인근  도서 지역인 레위니옹과 마요트를 갖고 관할하고 있으며, 실제로 프랑스 영토로 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에 직접 참여하는 지역이다. 이어 스페인은 이베리아와 반도와 인접하며, 모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세우타와 멜리야가 대표적이며, 도서지역으로는 모로코 옆에 있는 그란카라니아가 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유럽으로 향하고자 할 때 당연히 이동 경로로 예상된 곳이다. 세우타, 멜리야를 거쳐 스페인으로 향하는 방면, 몰타를 지나 이탈리아로 진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는 당연히 난민 문제에서 최일선에 자리한 국가로 해당 문제로 인해 관리가 쉽지 않다. 특히 세우타와 멜리야는 모로코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기에 이동이 용이하다. 다만 엄청난 높이의 장벽을 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모로코군과 난민의 충돌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멜리야는 아주 작은 곶(Cape)으로 요새화된 곳인 반면 세우타는 이동 이후를 노려볼 수 있어 많은 모로코 시민을 비롯해 여타 아프리카인들이 월담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세우타 지자체는 물론 스페인 당국이 난민 문제와 관련해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즉, 아프리카에 유럽 영토가 자리하고 있는 탓에 오히려 혼선이 가중되는 셈이다. 모로코 입장에서도 서사하라 문제를 사실상 방관하고 방종한 스페인에 책임을 묻고 있으나 스페인이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스페인 정부도 관리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무차별적으로 국경을 넘어서는 데다 이들을 되돌려 보내기도 쉽지 않다. 모로코 정부다 마찬가지. 국경에 많은 이들이 노숙에 나서는 등 월경을 노리고 있어 쉽지 않다. 이에 양 국이 협정이나 별도의 조약을 통해 난민 관리에 나서는 것도 이미 실효성에 한계가 많다. 유럽연합도 마찬가지. 스페인은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세우타와 멜리야는 당연히 유럽연합의 영토에 속한다. 유럽집행위원회도 별도의 행동을 보이고 잇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모로코에서 많은 난민이 야기되는 이유는 바로 불확실한 서사하라 때문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국가지위를 얻지 못한 탓에 민생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서사하라에서 그란카나리아로 배를 타고 이동하거나 도보로 세우타로 향해 다수의 난민이 EU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서사하라는 모로코와 모리타니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나 어느 지역에도 속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인 아프리카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난민 문제 관리에 가장 많은 부담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안타깝게도 현재 상황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쉽지 않으며, 서사하라, 모로코, 더 나아가 리비아 붕괴까지 자행된 탓에 유럽의 책임 또한 결코 적지 않다. 서사하라가 국가가 아닌 채 존립하고 있으며, 리비아는 이미 오바마 행정부 당시 비핵화에 나섰음에도 미 공습을 피하지 못했다. 모로코와 리비아 사이에 알제리라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국가가 자리하고 있으나 이민자와 난민이 꾸준히 모로코를 통해 월경을 시도하고 있어 모로코의 부담은 점증하고 있다. 스페인도 당장 넘어온 난민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며 EU도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종합하면, 나의 옆집이 잘 살지 못할 때, 역으로 스스로의 안보 위기와 불확실성이 점증됨을 잘 알 수 있다. 유럽과 서방의 군화로 무차별적으로 밟혀진 아프리카의 불확실성이 유럽이 안아야 하는 부담으로 더욱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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