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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조각 Nov 14. 2023

좌로 굴러, 우로 굴러!

나이 많은 신입의 분투기

 그저 뽑아만 주시면 뼈를 묻을 각오로 일하겠다는 거짓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을 때쯤 겨우 합격 전화를 받았다. 기다리던 합격 소식이었지만 덜컥 겁이 났다. 


'나... 잘할 수 있을까?' 


 AI 스타트업의 전략기획팀의 브랜드 매니저란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기에는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였다. 30살이 넘어 제대로 취업 준비란 걸 했다. 마케팅이나 기획 업무에 관련한 경력도 없었다. 도시계획학과라는 전공은 지금 하는 일과 전혀 관계가 없다. AI기술이나 IT업계 지식이 빠삭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덜컥 한 회사의 브랜드 매니저라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엄마는 걱정에 짓눌린 나에게 이렇게 위로했다. 

    "그 사람들도 생각이 있으니까 뽑았겠지!"

그 말에 또 무모하게 부딪혀 보기로 했다. 신입은 열정과 패기지!


 그 후 나름 회사 생활에 적응하고 '일'이란 걸 제대로 해볼 시점, 열정은 식고 패기가 수그러들었다. 이제는 열심히 할 때가 아니라 잘해야 하는 때가 왔다. 직장인은 일을 잘해야 하고 잘한다는 것은 회사에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다. 이쯤 되자 머리가 지끈거리고 생각이 많아졌다. 


'나... 잘하고 있을까?'


 머리가 복잡할 때는 다시 글쓰기로 돌아온다. 하나하나 실타래처럼 꼬인 생각을 풀어내기로 했다. 일을 잘하고 싶은 신입이 주변 동료와 상사를 보면서 눈치코치로 배운 열일백서는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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