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세상을 다양한 안경으로 보는 것 같아요.
좋은 '콘텐츠 에디터'는 하나의 주제를 각 매체에 맞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을 담당하는 저는 제 스스로 '좋은' 콘텐츠 에디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젠가 도달해야 할 목표 중 하나이죠.
1년 반 전 회사 뉴스레터를 작성해 보는 건 어떠냐는 지시(?)를 받고, 다양한 뉴스레터를 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뉴닉(NEWNEEK)이나 어피티(UPPITY)와 같은 초대형 뉴스레터부터 읽었고, 기업에서 발송하는 뉴스레터도 읽어보았습니다. 정말 그 짧은 레터 안에 정보를 가득 담아 쓰시는 능력자들의 뉴스레터를 읽으니 제가 그런 뉴스레터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가득 생겼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뉴스레터는 이미지 만들기부터 단락 나누기 등 글쓰기에 있어 다양한 훈련 과정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평어체]냐 [구어체]냐부터 [링크]를 넣으면 정보는 풍성해지나 뉴스레터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생각해야 했고 많은 숙제와 마주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노력은 '좋은' 콘텐츠 에디터로의 한걸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뉴스레터 에디팅을 하며 가장 뿌듯한 건 그 뉴스레터를 빼먹지 않고(?) 잘 보냈다는 것과 대기업과의 콜라보, 도서 이벤트 등 수백 명의 조직원 중 어느 누구도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봤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기도 하였죠.
<MBC 어쩌다 출근> 프로그램을 출연하여 유명해진 유튜버 '무빙워터'님이 당시 책상에 붙였던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라는 말을 최근 굉장히 공감하며, 자주 곱씹고 있습니다.
오전 9시에 출근 후 데이터 입력을 완료하면 콘텐츠 작성을 위해 하루 종일 다양한 매체를 읽고, 써보며 저희 매체 '결'에 맞게끔 하는 것이 제가 하는 가장 주요 업무인데 회사를 위함도 분명해야겠지만 제 인생에서 중요한 매체들에 저는 어떤 '결'로 작성해나가고 있는가를 더 돌아볼 필요성도 많이 느껴집니다.
지난 일요일 동아마라톤 대회를 다녀왔습니다. 42.195km를 신청했지만, 귀차니즘+부상으로 몇 개월을 운동하지 않은 상태다 보니, 풀코스는 무리라는 생각에 첫 풀코스 도전자의 25km 지점부터 페이스메이커로 함께 달렸는데요. 시작점은 달라도 결승점이 같았으니 제게도 완주 메달이 하나 생겼습니다.(그래도 완주자의 상징인 피니셔.. 티.. 는 안 입고 있습니다..ㅎㅎㅎ)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게 이번 마라톤은 과정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꾸준히 훈련과 식단을 병행한 지난 JTBC 마라톤과 다른 상황으로 참여했으니, 저는 동아마라톤 뛰었다고 하기에는 억지가 있고 '신청 성공자'인 셈이죠...ㅎㅎ
'신청 성공자'에게 다양한 완주 방법을 제시하며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바로 좋은 콘텐츠 에디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꼭 완주하지 않더라도 서울 도심을 맘껏 누리는 방법도 있었을 테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담아두는 방법도 있었을 테고, 세상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었던 기회였지 않았을까? 살-짝 후회됩니다.
이번 글을 쓰면서 앞으로 만들어갈 제 인생의 콘텐츠는 어떤 결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그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ㅎㅎㅎ
여러모로 기분 좋은 생각이 드는 그런 하루의 시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