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밍키의 한 문장, KBS 사랑의 리퀘스트
그때 우리는
매주 토요일 저녁을 누군가의 삶에 할애했다.
KBS1 <사랑의 리퀘스트>.
1년간 방송국과 함께 진행했던 그 프로그램은
단순한 ‘협력’이 아니었다.
우리 팀의 감정과 시간과 마음이 녹아든
기획 그 자체였다.
출연자의 결혼식에선
우리 모두가 함께 축가를 불렀고,
막내 PD가 기타를 치고,
누군가는 눈물을 삼켰다.
“방송은 결국 리액션이다.”
그 말이 너무나 정확하게 느껴졌던
마지막 순간.
방송이 끝난 지금도
나는 그때의 한 문장을 기억한다.
“이웃의 어려움을 세상에 알리는 일,
도움의 시작입니다.”
이 카피를 만드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떻게 표현하면
‘알림’이 ‘소비’가 아닌 ‘행동’으로 이어질까?
우리는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 고민은
‘웹툰으로 보는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새로운 시도까지 이어졌고,
웹툰 작가들과의 콜라보,
이야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
그리고 18년간의 방송이라는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함께 넘겼다.
그 프로젝트는 나에게 많은 걸 남겼다.
사랑. 의리. 퀘스트.
처음엔 웃으며 한 말이었지만,
돌아보면 그 안에
우리의 태도와 마음,
기획의 철학이 모두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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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알리는 일은
누군가의 아픔을 꺼내는 일이 아니라,
도움이 시작되는 단어를 건네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