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과일과 제철 감정

밍키의 한 레터_딸에게 보내는 편지

by 밍키

밍키의 한 레터


한이야,


오늘은 가을비가 조용히 내리는 월요일이야.

창밖을 보면 회색 하늘 사이로 비가

부드럽게 떨어지는데,

그 모습이 꼭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어제 먹은 무화과, 정말 맛있었지?

딱 제철이라 그런지 향도 깊고, 속살도 달콤했어.

과일이 제대로 익었을 때 주는 맛은

계절이 주는 가장 멋진 선물 같아.

앞으로도 엄마랑 함께 제철 음식 잘 챙겨 먹자.

음식도, 마음도, 모든 것엔 ‘때’라는 게 있으니까.


한이가 요즘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탄다고 했었지?

엄마는 그 감정들도 한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혼자 조용히 생각해 보는 것도 좋고,

너무 복잡할 땐 3초간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어 봐.

그거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나아질 때가 많단다.


음식에도 때가 있듯, 감정도 그래.

괜히 슬퍼지는 날, 이유 없이 마음이 둥둥 뜨는 날,

그 모든 순간들도 사실은

지금 이 계절에만 피어나는

‘제철 감정’ 일지 몰라.


그래서 엄마는 요즘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해도 괜찮다고 생각해.

지금은 그런 감정이 제철이니까.

너무 오래 붙잡지 않아도 돼.

맛있게 음미하고, 잘 소화시키고,

또 계절이 바뀌면 마음도 조금씩 달라질 테니까.


그러니 한이야,

네 마음속 감정들도

그 계절의 ‘제철 음식’처럼

따뜻하게 맞이해 주렴.


엄마는

오늘도 네 마음의 식탁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을게.


오늘 하루도

엄마는 우리 한이의 하루를 따뜻하게 응원할게.

가을비처럼 잔잔하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는 하루가 되기를.


사랑해, 우리 딸.

늘 네 편인,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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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알맞은 시절이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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