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__
오지 산길을 넘어
시골길 다 왔다고 하면 오릿길이고,
조금만 더 가야 한다면 십릿길이고,
한참 가야 한다면 이 삼십 리 길인데
한참을 가야 한다니 떡심이 풀린다.
우리가 사는 곳도 산골 오지라고 하는데
이곳에 비하면 우리 마을은 대도시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자니
금세 숨은 턱에 차고,
이마에서는 줄줄 비지땀이 흘러내린다.
산들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나뭇잎은 떨어지고,
이름 모를 산새들은 우리 일행을 보고 놀랐는지
비명을 지르듯 울면서 화들짝 날아간다.
한 능선을 넘어서면 다 왔겠지 싶어도
또다시 태산준령(泰山峻嶺)을 넘어가야 한다.
다리는 천근만근 무겁고,
갈증까지 난다.
해는 벌써 한낮을 지나
저녁 새참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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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 속 오지 산길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는 길이었다.
숨이 턱에 차고, 땀이 흐르고,
갈증과 고단함 속에서도
자연과 함께 숨 쉬던 순간들.
힘든 길을 걸어가면서도
아버지는 늘 그 길을 사랑하셨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