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노을 아래, 그림 같은 마을“
뒷산에는 깎아지른 듯 기기묘묘한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산자락에는 초실해 보이는 사오십여 호의 농가가
이마를 맞대고 오순도순 정답게 자리를 잡은
그림 같은 마을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시 쉬려는지
서산마루에 걸터앉고,
산마루가 타는지 서쪽 하늘에는
황금빛 노을이 짙게 드리운다.
노을이 물든 마을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노을빛에 넋을 잃은 개들도
서산을 바라보며 "멍! 멍!" 짖어대고,
밥 짓는 저녁연기도
작별이 아쉬운 듯 모락모락 피어올라 작별을 고한다
넓은 앞 벌에는
꼬리 치듯 산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고,
노을을 뒤쓴 오곡들은 춤추듯 한들거리고,
동구밖에는 천 년은 묵었음직한 커다란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우람하게 서 있다.
노을이 타는 시골 마을의 전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참으로 멋스럽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누구라도 이 그림 같은 마을을 본다면
한 번쯤은 살고 싶은 충동이 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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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버지의 마을 풍경은,
단순히 ‘고향’이나 ‘시골’을 넘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고요한 삶의 안식처였다.
노을에 물든 산과 들,
저녁연기와 느티나무,
그 모든 것들은
말없이 서로를 품고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말해주었다.
그래서 아버지의 글을 읽으면,
화려하지 않지만 온기가 가득한 삶을
조용히 동경하게 된다.
누구라도 이 풍경 앞에서는
"나도 저기서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