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여름밤, 옥수수와 황덕불“
더위를 식히고는 캠프파이어하듯 황덕불을 피웠다.
꼬챙이에 꿰인 옥수수를 들고
황덕불에 구우니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입 안 가득
고여 먹줄을 타고
꼴깍! 꼴깍! 넘어간다.
먹음직스럽게 노랗게 구운 옥수수를
한입 베어무니 참으로 꿀맛이다.
둘이 먹다가 한 사람이 죽어도 모를 맛이다.
말이야 한 자루지, 쏟아놓고 보니 옥수수는
여나무통밖에 안 되는 것을
꿩 구워 먹은 듯 몸통까지 구워 먹었다.
친구들을 보니 주둥아리가 아프리카
토인들 같아서
참으려 해도 웃음이 터져 나오고
껄껄 웃자 친구들도 나를 보더니
배꼽을 잡고 웃는다.
(내 입도 깜둥이가 되어 있는 모양이다.)
목이 마르다.
개울에 엎드려 벌컥벌컥 한참을
개울물을 마셨더니,
친구들도 옆에 엎드려 같이 마신다.
옥수수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크윽!" 트림이 나면서
배가 소배처럼 북통같이 불러온다.
그날 밤, 옥수수는 참으로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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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글 속 여름밤은,
단순히 옥수수를 구워 먹던 밤이 아니라
자유, 웃음, 그리고 친구들과의
생생한 삶이 가득했다.
구수한 옥수수 냄새,
서로 웃음을 터뜨리던 순간,
목마르면 맨손으로 개울물 마시던
그 시절— 모두가 거칠지만 따뜻하고,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이 글을 읽으면,
어른이 된 우리 마음속에도
아무 걱정 없이 웃던 어린 시절이 조용히 깃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