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사라진 꿀벌의 노래“
아카시아 나무들은 꿀 잔치를 하려고
겨울 삼동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하루도 편히 쉬지 못하고
온 힘을 기울여 꿀잔치 준비를 해왔다.
그런데 초청한 손님들이 오지 않았다.
꿀잔치를 열 수 없게 되었다.
아카시아꽃들의 생존은 어떻게 된단 말인가?
꽃이 피면, 응당 벌과 나비가 찾아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꽃은 피었건만 벌과 나비가 찾아오지 않는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큰일이다. 보통 큰일이 아니다.
이것은 아카시아꽃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비도 살 수 없어 떠난 마당에,
이제는 꿀벌과 나비들마저 떠났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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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을 읽으며,
아카시아꽃의 기다림이 사람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낀다.
어떤 생명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서로를 찾고, 서로를 필요로 한다.
벌과 나비가 오지 않는 들판처럼,
어쩌면 우리 마음에도 찾아오지 않는 것들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겠지.
아버지의 문장은 그 기다림의 쓸쓸함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