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흩날리는 꽃잎과 우리네 인생“
심술궂은 봄바람이
흐드러지게 핀 꽃나무 가지를 마구
흔들고 지나가자,
어느새 꽃들은 함박눈처럼 한 잎 두 잎
맥없이 뚝뚝 떨어진다.
꽃잎들은 떨어져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처럼, 꽃들도 그저 바람에
쓸려만 가는 것은 아닐까?
옛날에는 꽃잎이 떨어질 때면,
서로 아쉬운 듯 잘 가고 잘 있으라며
꿀벌과 나비가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건만,
지금은 꽃잎은 떨어져도 꿀벌과 나비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공해와 농약의 여파로
제비도 못살겠다고 떠났는데,
꿀벌과 나비들도 그렇게 떠나버린 것은 아닐까?
꿀벌과 나비가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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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꽃잎 하나에도,
아버지는 생명의 연쇄를 보고, 상실을 읽어낸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새삼스럽게 내 삶도, 내 주위의 것들도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서로 손을 내밀고,
함께 흔들리고,
함께 뿌리내리던 존재들이 사라진 세상은
참으로 쓸쓸하다.
꽃잎이 떨어질 때조차 함께 울어줄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아버지의 문장은 조용히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