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소나무와 함께한 시간“
작년에 올라온 소나무순을 꺾어서
겉껍질을 벗기면 하얀 소나무 속살이 드러나는데,
군침이 돌 만큼 무척이나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송깃대를 양손으로 잡고는
갈비를 뜯듯 이빨로 훑으면 솔향기가 물씬 풍기는
소나무 액즙이 입 가득 고여서 목줄을 타고 꼴깍꼴깍 넘어간다.
그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달짝지근하면서도 솔향기가 풀풀 나는
아주 독특한 맛이다.
송깃대로 허기를 달랬던 옛일을 생각하니,
마치 엊그제 일처럼 눈앞에 아른아른
옛일들이 떠오른다.
소나무는 태고적부터 우리 인간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나무다.
우리는 소나무로 집을 지어 그 속에서 살아왔고,
소나무를 베어다가 불을 때어 추위도 견뎌냈으며,
소나무로 농기구를 만들어 농사도 지었고,
밥상도 밥그릇도 소나무로 만들어 먹고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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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며 느꼈다.
아버지에게 소나무는 단순히 자연의 일부가
아니었다는 걸.
소나무는 매일을 지탱해 준 집이었고,
밥상이었고, 생명이었다.
허기를 달래주던 송깃대의 그 씩씩한 맛.
삶을 꿋꿋하게 살아내던 이들의 손끝에서
소나무는 그렇게 늘 함께 있었다.
아버지 글을 따라가다 보면,
내 마음속에도 은은한 솔향기가 번져 온다.
그리고 문득, 나도 내 삶에
이렇게 꿋꿋이 함께하는 무언가를 품고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