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봄바람과 함께 춤추는 들녘“
싱그러운 봄바람이 불 때마다
송홧가루는 금가루를 뿌린 듯 날아가고,
며칠 전 꽃잎이 진 살구나무와 벚나무는
샛노란 이파리를 봄바람에 춤추듯 하늘거린다.
들녘에서는 소 몰아 밭 가는 농부들의
구수한 소 부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한 뼘씩 자라난 마늘싹과 보리싹은
봄바람을 타고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종달새들은 보금자리를 틀었는지 날갯짓이 바쁘고,
이 산 저 산에서는 꿩들도 목청 높여 울어댄다.
뻐꾸기와 산비둘기도
경쟁이라도 하듯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른다.
길가와 숲, 개울가 풀숲에는
어느새 찔레꽃이 하얗게 피어
벌과 나비들이 떼를 지어 날아든다.
마을을 빠져나온 우리는 산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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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하나에도 온 세상이 깨어나는 것처럼,
아버지의 글에서는 생명의 소리가 들린다.
소 부리는 농부의 구수한 소리,
넘실거리는 보리밭,
종달새와 꿩과 뻐꾸기의 합창.
아버지의 글을 읽고 있으면,
자연 속에서 함께 숨 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깨닫는다.
가장 따뜻한 위로는
조용히 피어나는 한 송이 찔레꽃처럼,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주는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