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봄날, 방천길을 따라 “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온 마을은 꽃 대궐처럼 복사꽃,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그 향내가 콧속 깊이 스며든다.
꽃내음에 취해 코를 벌름거리며 마을을
빠져나와 방천길로 올라서니,
"졸졸졸" 개울물은 노래를 부르며 흘러내리고,
노랫소리에 맞춰 수양버들은 춤추듯 하늘거린다.
하늘에는 꽃구름이 수놓은 듯 둥실둥실 떠 있고,
방천길 옆 장다리밭에는 장다리꽃이 활짝 피어
꿀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은다.
사래긴 보리밭은 파도가 일렁이듯 춤을 추고,
보리밭 위로는 종달새가 낮게 떠서 해맑게 지저귄다
이에 뒤질세라 뻐꾸기와 산비둘기는
"구구 구구" 소리 높여 울어대고,
삼짇날 돌아온 제비들은 창공을 가르며
힘차게 날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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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거리는 봄바람, 졸졸 흐르는 개울물,
하늘을 수놓은 꽃구름과 춤추는 수양버들.
아버지의 글에서는
평범한 일상마저도 생명력 넘치는 한 편의
축제처럼 느껴진다.
조용하지만 힘 있는 자연의 흐름 속에서,
나도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진다.
아버지 글을 읽다 보면 문득 생각하게 된다.
'살아간다는 건, 이렇게 조용히 흐르고
춤추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