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所用)


냉장고에는 하얀 잔뿌리가 나고

초록 이파리가 올라 와 있는 당근이 있다.


이리 굴리고 저리 뒤적이다

이제는 처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음식물 분리 통에 담았다가

다시꺼내 들고는

널 어떻하면 좋니?

먹기에는 좀 그렇고

버리기에는 쫌 더 그러하고

그래서

작은 화분에 심어주었다.


뿌리가 나고 싹이 트고..

살려고 한다면 자라겠지

하는 마음으로.

쑥쑥 올라온 당근 이파리가 참

초록초롱하다.


너무 길어 휘어지고 넘어지고

이쯤 자랐으니 잘라주어야지.

잘라 준 당근 이파리가 샐러드로

식탁을 채운다. 어느 하나라도

소용(所用)되지 않는 것이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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