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일 얘기해도 될까요? #5
'템잔님 사랑해요'는 만취한 약혼녀가 결혼한 팀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이다. 이 문자를 계기로 더욱 유명해진 어느 회사의 실제 있었던 팀장과 팀원의 불륜 이야기다. 블라인드라는 익명 직장인 앱에서 더욱 유명해진 사건으로 알고 있는데, 블라인드를 하지 않는 필자가 알 정도면 아마 해당 회사 내에서는 더 자자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템잔님 사랑해요'는 만취한 약혼녀가 결혼한 팀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이다.
필자가 다녔던 한 회사에서도 나이차이 어마어마하게 나고, 남친 여친 있는 팀장과 팀원이 사귄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처음에는 그냥 소문이겠지 했지만, 분명 사는 동네가 다른 둘이 오전에 같은 버스를 타고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출근하는 걸 목격하고는 여기도 '템잔님 사랑해요'가 진행 중이구나 생각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형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니, 불륜이던 사내 연애이던 당사자들이 행복하다면 된 거라고 하더라. 그리고 매일 출근하고 싶은 이유가 하나라도 더 생겼으니 그들에게는 좋은 게 아니냐고 생각하더라. 단, '신중하게 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그러니까 남들에게 피해 안 주면서 회사에서 누구랑 만나서 무엇을 하던 본인이 행복하다면 섣불리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형의 의견이었다.
필자는 보수적이라 과거에는 이성 간에는 친구도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이에 형의 의견에 동의하기 어려웠지만, 아무리 막아도 사내 연애할 사람들은 할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이해해 보기로 했다. 상호 간에 서로 좋아하여 동의하에 성립된 관계라면, 이는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회사에서는 이성을 잠재적 성애적 사랑의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DNA를 뿌리고자 하는 그리고 DNA를 받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만 충실하다면 직장 생활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성을 보고 가슴 뛰는 감정은 뇌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생기는데, 서로 간의 성적 호기심이 채워지고 교제 기간이 2년 정도 되면 더 이상 분비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직원이 당신을 보고 친절하게 웃어주는가? 특별히 당신에게만 잘해주는 것 같은가? 착각하지 말아라. 그냥 회사 내에서는 모두가 이성적인 교류를 원하고 있지 않는다고 깔고 생활하는 게 마음 편하고 오해도 없다. 모름지기 직장에서 만나는 이성과는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게 현명하다. 공자의 '불가근불가원' 말씀처럼 인간관계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좋다는 걸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