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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머리 Apr 28. 2021

세수팩을 샀다.

잘 사는 이야기

세수팩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건 일단 마스크 시트와 팩 포장 비닐쓰레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1일 1팩을 하기 귀찮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쓰레기가 생기지 않으니 괜찮겠다 싶었다. 환절기 때문인지, 마스크 착용 때문인지 턱과 입 주변에 뾰루지가 계속 올라왔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기미나 잔주름은 둘째치고 피부를 진정시킬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스크팩 대신 세수팩을 샀다.      

피부 고민에 따라서 세숫물도 다르게~ 진정 세수를 위한 초록색 그린티, 광채, 미백 톤 업 세수를 위한 노란색 시트러스와 허니, 주름, 탄력 동안 세수를 위한 퍼플베리 보라색, 세 종류가 있었다.  피부 진정이 시급했기에 진정 세수를 위한 초록색 세수팩을 선택했다.     


다음날 택배가 왔다. 세수팩 하나 샀는데 왜 이렇게 큰 택배 상자가 왔을까 하고 열어보니 작은 세숫대야가 들어있었다. 세수팩, 이름은 낯설지만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세숫대야나 세면대에 물을 붓고 세수팩 뚜껑 한 컵 분량을 섞어준다. 그냥 세수하듯이 얼굴을 두드리면서 세수하면 된다. 몇 번 토닥토닥 두들기다가 깨끗한 물로 한 번 더 세수를 해주거나 그대로 물기를 닦아내면 된다.


마스크팩 시트를 얼굴에 붙이고 누워있지 않아도 되니 나처럼 성질 급한 사람에게도 좋겠다.

저녁에 세수 안 하는 사람도 거의 없을 테니 1일 1팩 보다 더 잘 사용할 수 있을 듯했다.     

시트러스 향인지 풀향이 나는 초록색 세수팩을 물에 섞어 두드리며 세수했다.


세수팩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일주일쯤 되었다.

벌겋게 올라오던 것들이 많이 줄었고 세수하고 나면 피부 결이 좋아진 느낌이다.  만져보면 보들보들해서 각질은 순하게 제거되고 보습이 된 상태로 건조함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세수팩에는 복합 과일 추출물이 들어있고 그린티 추출물과 천연 보습 성분도 들어 있다고 한다. 피부에 안 좋은 인공색소, 파라벤, 알코올, 미네랄 오일은 들어있지 않다. 한국 전통 미용 세안법인 쌀뜨물 세안법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데 이미 해외에서는 꽤 좋은 후기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예전엔 팩이라고 하면 오이를 잘라 붙이기도 했고 진득한 팩 제품을 얼굴에 발랐다가 다 마르면 떼어내기도 했는데 얼굴에 밀착되는 시트형 마스크팩이 나오면서 편해졌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기업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잘 팔리지 않고 새로운 형태의 제품도 계속 나온다. 기본적인 관점에서 기본에 충실한 그런 기업, 제품들이 사랑받고 살아남기를 바란다.  


세수팩은 일단 시트나 쓰레기가 덜 생겨서 좋았다. 사용하기 편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럴 때 새삼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 협찬받은 것도 아니지만 내 돈 쓰면서 잘 사서 나를 위하고 챙겨주는 느낌이다. 피부과 시술받은 것처럼 좋아지진 않겠지만 매일 하는 세수만으로 기본적인 관리를 할 수 있어 좋다. 나부터 나에게 잘하고 나를 아껴줘야 하니까.


오늘도 잘 사는 이야기 초록색 세수팩 한 병 2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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