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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un 10. 2019

20대가 넘어가기 전에
결혼을 확정 짓고 싶어

29살의 흔한 고민 - 2


안정과 나아감 그 사이 어딘가

29살의 연애는 종종 지금까지 고수해 온 삶의 가치관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지난 ‘29살의 흔한 고민-1’ 편에 이어 친구 모임에서 있었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다. 이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또 다른 친구가 있다.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대한 열정이 넘쳤고, 이것이 현재의 직장 생활로까지 이어져 커리어우먼으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자기 관리가 매우 뛰어나며,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주말마다 영어 스터디에 나가고 평일 저녁엔 학원을 다니며 제2외국어까지 섭렵하는 등 커리어를 위한 투자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친구의 이런 열정적이고 노력하는 모습 때문일까. 나는 너무나도 쉽게 이 친구가 연애와 결혼 문제에 있어서도 똑 부러지게 잘 처리해나갈 것이라고 마음대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은 혼자만 열심히 부지런 떤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똑똑하고 남부러울 것 없어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 친구도 연애와 결혼에 있어서만큼은 남모를 고충을 안고 있음을 모임에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친구는 모든 방면에서 그랬듯이 그간 연애 또한 열정적으로 해왔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먼저 다가가 사랑을 쟁취할 줄도 알았고, 자신만큼 삶에 열정적이고 커리어에 자신이 있는 멋진 남자들을 여럿 만나왔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들 간의 연애는 순탄치 않았다. 친구만큼 삶을 열심히 꾸려나가는 그녀의 남자친구들 또한 모자람, 부족함이 없었기에 굳이 연애에 목 매달만큼 절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툼이 있거나 서로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소위 ‘협상’을 시도해보다가, 잘 되지 않으면 ‘우린 안 맞는 것 같아’라며 쉽게 이별을 통보하곤 했다.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한 것이 그렇게 잘난 남자들은 언제든지 좋은 상대를 만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나 생활 방식, 가치관을 양보하거나 포기하면서까지 한 사람에게 매달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흔히들 말하는 ‘임자 만났다’라는 표현처럼 정말 사랑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도 그 사랑을 쟁취하고 싶을 테지만. 그런 의미에서 내 친구는 전 남자친구들에게 그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을 수 있다. 그리고 내 친구에게도 전 남자친구들이 그 정도의 사랑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더 어릴 때에는 ‘더 좋은 사람 만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이별을 겸허히 받아들였다면, 지금은 한 명 한 명 떠나보낼 때마다 다음 연애와 결혼에 대한 조급함이 밀려들어 괴로워하게 된 것이다.



친구는 집도 잘 살고 본인 또한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사는 것’ 자체에는 부족함이 없다. 아니, 오히려 차고 넘치는 정도이다. 더불어 너무나도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에 연애할 때 조건을 확실하게 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해보면, 자신과 비슷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연애도 조건 보며 쿨하게 해왔던 친구이기에 결혼도 주변 사람들의 말과 나이에 휘둘리지 않고 원하는 때에 원하는 사람과 척척 해낼 것 같았는데 이런 친구마저 친구들의 결혼 릴레이와 부모님의 성화에 휘둘릴 줄이야… 


정말 의외인 한편, 이로써 다시 한번 우리 삶에서 ‘29살’이 차지하는 크나큰 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실감했다. 평균 결혼 연령이 남녀 모두 30세가 넘어가는 요즘 세상에서도 가능하면 20대를 넘기지 않고 결혼하고자 하는 세태가 주변에서 쉽게 보이는 것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느낀다.







에디터 푸들

앞으로 여러분들께 저의 지나온 연애사를 비롯해 제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현실감 있으면서도 공감 가는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또 여러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하고 연애하며 그 과정에서 결혼을 고민하고 가끔은 비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의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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