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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Nov 01. 2021

결혼식 하객룩, 논란의 중심에 서다

TPO파와 참석과 축하에 의의를 두는 의미파의 정면승부


사회생활을 하면서 TPO(시간, 장소, 경우)에 맞춰 옷을 입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알 정도로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결혼식과 장례식 예절에 맞추어 옷을 골라 입는 것은 너무 중요해서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장례식에는 화려하지 않은, 수수한 검은색 옷을 입고, 꼭 양말을 챙겨 신어야 하는 게 기본 예의다. 마찬가지로 결혼식장에 갈 때도 일반적으로 신부를 위해 흰색이나 아이보리 계열의 옷 또는 너무 화려한 색이나 장식이 들어간 옷을 피하는 것이 지켜야 할 예의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암묵적인 룰이 있음에도 막상 참석하려고 하면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참석하느냐 마느냐부터 시작해 축의금 액수까지 고민되는 부분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고민되는 것은 옷차림이 아닐까 싶다. 



한참 지난 일이지만 공중파의 모 프로그램에서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한 출연자의 옷차림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해당 출연자는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프린팅 된 반팔 티셔츠에 면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채 백팩을 메고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그 옷차림 그대로 신부와 사진을 찍고 축하 인사를 나눴다. 이 장면이 나간 후 사람들은 "너무 캐주얼한 차림이 하객으로서의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다"며 비판했다. 하필 바로 옆에서 함께 사진을 찍은 출연자의 지인이 멀끔한 정장 차림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비판받았다. 반대로 “결혼식에 참석해준 것만 해도 어디냐. 옷을 어떻게 입건 자유다” “노출이 심하거나 신부 기를 누를 만큼 화려한 옷도 아니었다. 요즘 저 정도 캐주얼한 옷은 결혼식장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등 크게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 옷차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공중파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유명인이었기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된 것이지만, 이러한 논란이 유명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를 비롯한 온라인 상에 ‘민폐 하객룩'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결혼식 옷차림 때문에 갈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그다지 친하지 않은 동창이 글쓴이의 결혼 소식을 전해 듣고 고맙게도 결혼식에 참석해주었으나 흰색 원피스에 흰색 구두, 흰색 가방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깔맞춤을 하고 나타나는 바람에 서운함을 느꼈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글쓴이는 결혼식이 끝난 후 친구에게 옷차림 탓에 서운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친구는 마땅히 입고 갈 단정한 옷이 흰색 원피스 하나뿐이었다며 서운하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밖에도 감귤색 원피스를 입고 온 하객에 관한 논란도 있었고, 신부 친구로서 하늘색 카디건에 단정한 H라인 치마를 입고 참석해 부케를 받았는데 다음 날 친구가 옷차림이 과했다며 서운함을 토로해서 황당했다는 사연도 있었다.



이처럼 어떻게 입어도 논란이 되려면 될 수 있는 것이 하객룩이다. 결혼식에 초대를 받으면 그날부터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옷차림이며 머리 모양, 액세서리 하나까지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오히려 사회인이 된 후부터는 축의금 액수, 참석 여부보다 사소한 예의범절과 옷차림 따위의 세세한 것들이 더 신경 쓰인다. 결혼식에 초대해준 고마움과 기쁜 일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공존하지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과도하게 예의에 어긋나는 게 아니라면,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축하해주고 위로해주는 마음에 조금 더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에디터 푸들

앞으로 여러분들께 저의 지나온 연애사를 비롯해 제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현실감 있으면서도 공감 가는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또 여러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하고 연애하며 그 과정에서 결혼을 고민하고 가끔은 비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의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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