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본재 Nov 08. 2021

나와 달라도 너무 다른 내 연인,
이해할 수 있을까?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언제나 길은 존재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 하나의 세계가 크게 너울져 밀려드는 일이라고 한다. 몇십 년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 그들만의 세계를 만드는 건 매우 어렵고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 그리하여 이 과정을 무난하고 무던하게 넘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내가 살아온 방식과 나의 가치관만 고집하다가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헤어짐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구축해온 나만의 세계 안으로 누군가를 들인다는 것은 그 사람으로 인해 내가 바뀔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엄청난 결단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싸운 후에는 꼭 그 자리에서 바로 문제를 해결하고 이야기를 끝내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간을 두고 서로 잘못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이성을 되찾은 뒤 다시 대화하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최대 30분 이상 연락이 끊기면 안 되고 매일 자기 전에는 꼭 통화를 해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일에 만나지 않는 날이나 일로 바쁜 경우에는 하루에 몇 차례 문자나 카톡만 주고받되 주말에 만나면 하루 종일 서로에게만 집중해서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 야근이나 회식, 친구들과의 선약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매일 단 삼십 분이라도 만나길 원하는 사람이 있고, 평일에는 각자 할 일과 대내외적인 약속들로 바쁜 만큼 일주일에 1~2번 정도 만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위에 열거한 것들 외에도 연인 사이에는 수많은 차이점이 존재하고, 그것들은 때론 연인을 지나가는 남보다 더 못한 사이로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것들은 두 사람 사이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들로, 주변에 피해를 입히거나 지인들을 눈치 보게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연인 사이의 싸움 유형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내 남친 혹은 여친의 인맥, 어디까지 이해해줘야 할까?’의 문제는 늘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을 괴롭게 한다. 


어떤 이는 말한다.


“너는 이제 고작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내 친구들은 너보다 더 오래 알고 지냈다. 그 인연들을 네가 싫다는 이유로 다 끊어내고 너만 만나야 하냐. 나도 사회생활이라는 걸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럼 상대편은 이에 응수하며 말한다.


“얼마나 오래 알고 지냈는가는 문제 되지 않는다. 관계의 깊이가 중요하다. 너와 나는 그 친구, 지인들이 모르는 내밀한 사정까지도 다 오픈하고 깊게 만나는 사이다. 그냥 웃고 떠들며 만나는 친구들과는 다른 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관계들보다 서로가 가장 중요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모임에 나가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경우가 참 난감하다. 서로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각자의 주장이 모두 그럴 듯 하기에 의견 차이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다. 이때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느냐에 따라 한 고비를 넘느냐, 이대로 갈라서느냐로 나뉘게 된다. 가치관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건 언제나 가장 쉬운 문제 해결 방법이다. 하지만 지인을 통한 소개나 전문 업체의 중매를 거쳐 만나는 게 아닌 이상 처음부터 상대방이 나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생각을 하며 자란 사람인지 알기는 어렵다. 우연과 인연의 천에 눈이 가려 객관성과 이성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선택한다. 그렇기에 선택 이후에는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기 위해 머리 싸매고 고민하거나 가슴 치며 슬퍼하기도 하면서 어쨌거나 상대방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지 않는 이상 서로 맞춰 나가고자 애를 쓰는 것이다.


문제의 양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지만 결국 본질은 하나다. 나라는 존재가 인정받고 싶은 것만큼 타인 또한 그 자체로 인정해주는 것,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몰아가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지 말 것, 언제나 동등한 위치에서 평등하게 의견을 내고 이를 합리적으로 수렴하고자 함께 노력할 것. 중요한 가치들을 잊지 않는 이상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없다. 



에디터 푸들

앞으로 여러분들께 저의 지나온 연애사를 비롯해 제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현실감 있으면서도 공감 가는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또 여러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하고 연애하며 그 과정에서 결혼을 고민하고 가끔은 비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의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결혼에 대한 좋고 나쁨의 단상> 목차 보러 가기

스튜디오 크루아상 콘텐츠 보러 가기


▼ 웨딩해 콘텐츠 더보기 ▼

상대가 나에게 전부 맞춰주길 바라나요?

그럴 거면 비흡연자를 만났어야지!

오픈채팅방에서 결혼 준비 같이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