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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Dec 27. 2021

비교라는 독사과를
기어코 깨무시겠습니까?

우리는 그 자체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이기에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아니 어쩌면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부터 이미 비교당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특정 성별을 선호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성별을 기준으로 한 비교가 있었을 것이고, 그 이후에는 키, 몸무게 같은 발육 상태 그리고 누가 더 말을 빨리 하기 시작했는지 등으로 점차 비교가 과열되어 왔을 것이다. 많은 사랑을 받는 한 여가수의 노래처럼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름으로 불린" 그 순간부터 알게 모르게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삶을 살아온 것이다.


물론 비교가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 합리적 소비를 하기 위해 각 상품의 스펙을 따져가며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비교하기도 하고,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해 나보다 잘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한다. 조금 더 자신에게 냉정한 사람이라면 외부적 상황이나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과거의 나와 지나간 나의 상황만을 두고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쟁취하기 위해 내적으로 비교를 하기도 한다. 이런 비교 행위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에게 이득이 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누군가를 깎아내리거나 자신을 갉아먹는 경우고, 이는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도 적용이 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예의를 갖추어 행동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때론 이 말에 저항이라도 하듯 심리적, 물리적으로 가까운 사이에서 상대에게 편안함을 느끼다 못해 상대를 막 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아가 수혜를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더 해주길 바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그것도 누군가와의 '비교'를 통해서 말이다.


"내 친구 A 알지? 걔 애인은 한 달에 얼마씩 차곡차곡 월급 모아서 이번에 명품백 사줬대. 그것도 오픈런까지 하면서 말이야. 에휴, A는 좋겠다. 나는 언제 그런 거 받아보나..."

"우리 팀 P대리는 부인이 요즘 잘 나가서 차 바꿔줬대. 아 나도 그런 호사나 누려보고 싶다."

"K는 시댁에서 돈 보태줘서 요즘 신혼집 보러 다니는 재미에 살맛 나는 것 같던데, 우리는 이게 뭐야."


이처럼 대놓고 혹은 마치 객관적 정보나 소식을 전하는 것처럼 가장해 타인과 연인 혹은 반려자를 비교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자신이 상대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오히려 타인에게 당당하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듣는 상대방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그러는 너는 나한테 뭘 그렇게 잘해줬냐"며 따지게 되고 이는 십중팔구 다툼으로 번지게 된다. 농담으로든 진심으로든 비교로 시작된 다툼은 극단적으로 가면 끝내 결별로 번지기도 한다.



역지사지. 참으로 많이 자주 듣는 말이지만 그만큼 삶에 쉽게 적용하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사람은 본래가 자신이 우주의 중심인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대부분의 상황에서 자신이 최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의식적으로라도 '역지사지'라는 말을 항상 마음과 머리에 새기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말의 중요성과 무게감에 비해 너무나도 쉽게 잊고 만다. 하지만 누군가를 나의 가장 가까운 옆자리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역지사지'라는 간단하고도 명료한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만 사랑하는 사람이 싫어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게 되고, 또 이 과정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함으로써 누군가와 비교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항상 기억하자.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은 그 어떤 강요도 없이 내가 스스로 선택한 사람이라는 것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이 사람을 내 입맛대로 바꾸려 하지 말고, 사랑했던 처음 그 모습 그대로 끝까지 사랑해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야 우리는 비로소 사랑이 기반이 된 행복한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푸들

앞으로 여러분들께 저의 지나온 연애사를 비롯해 제 주변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현실감 있으면서도 공감 가는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또 여러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하고 연애하며 그 과정에서 결혼을 고민하고 가끔은 비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수많은 보통 사람 중 한 명의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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