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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쁜손 Aug 08. 2021

젊음의 비결은 뭘까요?

동안 꿀 tip

 나이 든 여자들에게 있어 예쁘다는 말보다는 어려 보인다는 말이 더 가슴에 와닿고 기쁘다. 물론 예쁘고 어려 보인다는 말을 함께 듣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딱 한마디만 들을 수 있다면 젊어 보인다는 말일 것이다. 오늘 명희 씨 카페에서 자주 마주치는 단골 한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몇 학년 학부형 인지 궁금해하는 질문을 받았으니-그것도 중학교 자녀를 둔 엄마-내 입꼬리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며 깔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민낯으로 다니는 나니 변장 덕은 아닐 테고 상대의 인사 례라고 감안해도  나이보다 많이 낮춰 보였으니 오늘 하루의 시작은 빵 터진 웃음으로 시작되었다.

 

 어렸을 때는 좀 성숙해 보이는 것이 좋았다. 지금 생각하면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젊음인데도 화장도 열심히 하고 또래 애들이 안 읽는 어려운 철학책을 들고 다녔다. 철학 책은 나도 사실 뭔 소리지 이해 불가한 것들이 많아 소장용, 대내외 과시용 소품이었다.ㅋ 일종의 지적 허영심도 있었다. 지금이야 난 내가 무식한 걸 알지만. 다행히도 input에 비해  output이 좋아 아직 남들에게 쉽게 들키지 않았다. ㅋㅋ


 

 지난번 단골 식당 사장님이 지나가는 말씀으로 "자기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든 것 같은데, 분위기가 젊어~~" 하신다.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는 아닌 것 같고 아무튼 칭찬 같아 기분이 좋았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이니 마스크 덕을 톡톡히 보는 탓도 있지만 마음만은 아직 소녀적 감성, 철딱서니 없으니 분위기가 내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모양이다. 한참 잘 나갈 때는-아이 고1 때에 야간 자율 학습 때 비가 갑자기 엄청 쏟아지는 바람에 우산을 들고 학교에 갔다가-아이의 누나로 오해받은 해프닝도 있었는데    다 옛말이다. 요즘은 마스크 벗기가 싫을 정도로 거울을 보기가 싫다.

 

 누가 내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도 아닌데, 한해 한해 달라지는 얼굴이 조금 서글프다. 사실 아줌마 맞는데  누가 아줌마라고 지칭하면 왜 못 들을 거 들은 모양 화들짝 놀라는지 모르겠다. 내가 남자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여자들이 나이 먹고  늙는다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더 받는 거 보면 여자의 외모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적 분위기도 무시 못하겠다.

 어느 노래 가사에 "얼굴이 이쁘면 여잔가 마음이 이뻐야 여자지." 하는 대목이 있는데  그건 문자 그대로 희망사항이자 이상이고-현실은 외모나,  젊음이 갑인 세상에 살고 있으니 씁쓸하다.


 

 혹자는 자기 관리 차원에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도 있을 테고 또 다른 혹자는 늙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직 나는 노화를 자연스레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안된 것 같다. 요즘 부쩍 올라오는 흰머리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든다. 어디 그뿐인가 허리라인이 자꾸 무뎌진다. 갱년기라고, 나잇살이라고 변명을 하지만 신경이 은근히 쓰인다.

 젊었을 때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이 꾸미지 않아도 젊음 자체만으로도 이쁘다고 했던 말의 의미를  요즘 느낀다. 거리에서나 어디서든 마주치는 청춘들을 보면 하나같이 아름답다. 수수한 모습조차 빛이 난다. 있는 그대로 하나의 그림이 된다. 그들은 알까? 스스로가 반짝이는 존재라는 사실을...


 

 요즘 젊은 사람들이 중년과 노년기의 어른들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부정적이다. 나부터도  무례하고, 염치없고, 아무 때나 들이대는 눈치 없는  사람이 싫은데, 이상하게 나이 들면서 그렇게 뻔뻔하게 변해가는 사람들이 많으니 당연히 젊은 사람들 눈에 좋아 보이지 않을 것이다. 포근하게 감싸주고 인생의 지혜를 실천하는 어른다운 어른이 아닌, 권위만 내세우고 나이를 앞세워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는 꼰대는 나 역시도 싫다. 하지만 획일적으로 나이만으로 장년층은 꼰대라고 정의하는 것도 조금은 불합리하고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뭐 내가 장년층이라고 변명하고 억울해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젊어도 사고가 유연하지 못하고 편협하고 염치없으면 그게 말 그대로 꼰대가 아닐까.

 

 꽃은 언젠가 지게 되어 있다. 그것이 우주의 섭리이다. 젊음으로만 인생을 채워갈 수는 없다. 머리에 흰 머리카락, 얼굴의 주름보다 내 마음이 성장을 멈추게 될까 더 두렵다. 편협하게 세상을 편 가르고 저울질할까 두렵다. 옹졸한 마음으로 넓게 사랑하지 못할까 두렵다.


 

 마흔 이후의 얼굴은 스스로의 살아온 흔적이라고들 한다. 사랑이 있고 배려가 있고 성장에 대한 도전과 열정이 있다면 당신의 흰 머리카락, 당신의 주름진 얼굴도 빛이 날 수 있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젊은 애늙은이로 살 것인가 아니면 늙은 청춘으로 살 것인가. 그 선택은 바로 당신의 몫이다.

 

 나이보다 젊어 보이고 싶으세요? 조금은 수줍게,  조금은 가볍게, 조금은 통통 튀게 그리고 사고는 탄력 있게, 행동은 유연하게 한다면-당신은 나이불문 청춘입니다. 예쁜 손의 동안 비법 한 번 따라 해 보세요~~ 당신께만 알려주는 특급 비결입니다. ㅎㅎ




          (사진출처-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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