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글이 늦었다. 변명을 하자면 새로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해서 매일 하나의 포스팅을 올리고 있기 때문.. 이제 글 쓰는 채널이 세 개가 되었다. 브런치,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세 개의 채널들과 앞으로의 운영 방식에 대해 짚고 넘어가보자.
나의 최애 채널. 독자님들의 응원의 밀도가 높고 동료 작가님과의 소통도 매우 즐겁다. 글을 쓰는 동력이 되는 주요 채널이다. 그러다 보니 글의 완성도에 더욱 신경 쓰게 되고 4년 동안 만들어진 일정한 톤도 어느새 존재하게 되었다. 사실 그건 단점이기도 하다. 너무 신중해지는 나머지 글 발행까지 오래 걸리게 되니까. 보통 조금 더디게 나오는 글들은 한 달도 넘게 글을 퇴고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초고를 쓴 글들 10개 중 3개 정도만 발행하는 편. 에라 이놈의 완벽주의.
보완 방법 : 네이버 블로그를 더 많이 활용하기. 짧은 호흡의 글과 시답잖은 글들을 블로그에 더욱 많이 발행하고, 그 과정에서 정돈된 생각들은 엮어서 다시 브런치로 업로드하기.
처음엔 브런치를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시작했다. 브런치에 올린 글을 인스타그램에 맞게 편집해서 모아서 업로드하곤 했었는데, 아무래도 인스타그램 특성상 장문의 글이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 (나만 해도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분들의 '글'을 잘 안 읽게 되니까..) 게다가 브런치 발행 일정에 맞춰서 업로드를 하다 보면 간격이 너무 늘어지기도 하고. 요즘은 짧은 서평이나 인상 깊었던 구절을 공유하는 용도로 쓴다.
보완 방법 : 인상 깊었던 구절이나 문장을 아카이빙하는 용도로 바꾸기. 나는 개인적으로 옵시디언이라는 툴을 활용해 책을 읽고 밑줄 친 구절을 저장해놓는데, 이번 기회에 인스타그램을 수집한 문장들을 공유하는 채널로 바꾸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참고할 만한 계정이 많다.
가수 이적 님의 계정. 트위터보다 조금 긴 글을 조금 큰 폰트로 편집해서 올림. 꾸준히 쌓다 보니 #이적의단어들 이라는 해시태그만으로도 어떤 신뢰감을 준다. (이것이 브랜딩이다..) 조만간 이런 짧은 글들 엮어서 책 나올 듯한 예감.
영감노트. 영감을 준 모든 소스에 대한 기록인데, 글의 길이나 매체의 종류에 따라 정해두지 않고 자유롭게 쓴다. 팔로우하는 것만으로도 얻어갈 게 많기 때문에 이미 팔로워는 87k..
뉴스레터 운영하시는 윤성원 님의 계정. 좋은 기사나 영상들을 요약/정리해주고 본인의 인사이트를 곁들여 준다. 작년에 비해서 성장세가 가파르다고 하는데 앞으로가 기대되는 채널. 어떤 글이든 넘버링해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 시그니처다. 요즘 같이 장문의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시대 + 인스타그램 특성에 맞는 똑똑한 포맷이라고 생각한다. 따라해 봐야지.
올해부터 시작한 '새벽 기상+매일 운동 루틴'에 대해 기록하는 용도. (현재 습관을 만들기 위해 100일 챌린지 도전 중) 완성도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쓰다 보니까 더 많이, 자유롭게 기록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생각까지 연결되어 글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도 있다.
게다가 동기부여 영상이나 경제적인 소스에 대한 나름대로의 요약/정리를 올리는데, 꽤 쏠쏠한 유입이 있다. 특히 미래 커리어 트렌드에 대한 기사 <18가지 커리어 트렌드>와 암호화폐, 블록체인 관련한 <메사리 리포트> 정리는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 참고해 보시길.
단점이 있다면 아직 블로그에 걸맞은 글쓰기 방법을 깨닫지 못해서 시간이 꽤 많이 쓰인다는 것. 지금은 세 개의 채널을 유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지만 결국 다 연결되게 하는 게 목표다.
보완 방법 : 다른 블로거 님들과 소통하면서 잘 만들어진(브랜딩 된) 블로그가 무엇인지 탐구하기. 블로그는 또 새로운 형태의 SNS라 그 나름에 맞는 톤과 운영 방식이 있는 것 같다. 천천히 알아가기로..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결과적으로는
'인스타그램'에서의 문장 정리 + '네이버 블로그'에서의 생각 정리 -> '브런치'에서의 완결된 글 발행
요런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SNS 세 개 정도는 쓰셔야죠?)
여태까지는 글을 쓰면서 나를 드러낼 생각을 잘 안 했다. 뭔가 관종이 된 것 같아서 뻘쭘하기도 하고, 내가 가진 게 별로 없는데 아는 척 떠든다는 사실이 민망했기 때문이다.
'누가 나한테 관심을 갖겠어~'
'내가 아는 만큼은 누구나 다 알고 있겠지~'
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달까.
하지만, 요즘 새롭게 깨달은 바가 있다. 매번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쓸까 말까 할 때마다 거의 주문처럼 나에게 되뇌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게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1. 나는 누구보다 관심을 원하는 사람이다.
2. 사람들은 생각보다 내 관심사에 대해 나만큼 모른다.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이는 일도, 겸손을 빙자한 자기 비하로 가능성을 제한하는 일도 그만두기로. 이제는 개인 브랜딩의 시대다. 어차피 계속해서 웹상에 내 콘텐츠를 올리고 '여기도 사람 있어요~'하고 소리칠 거라면(그래야 한다면), 더욱 확실하고 효과적으로 소리쳐야 한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블로그, 브런치를 서로 연동하고, 자기소개란을 조금씩 길게 바꾸고 있다. 나를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말들을 찾아보는 중.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의견을 내주시는 분들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결국 브랜딩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게 아닐까. 더 나아가 "나는 어떤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를 나를 처음 본 사람에게도 말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짧고 간결하게 전달할수록, 뇌리에 이미지와 감정으로 각인될수록 잘 된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목표는 개인 브랜딩을 마치고 실물 명함까지 파기!
(2022.01.16)
요건 얼마 전 있었던 아주 작은 좋은 소식. 다 구독자분들 덕분입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