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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디언 Apr 27. 2024

마담 마리

불어배우기 좌충우돌

마담 마리

불어배웠던 학교

레벨테스트 결과는 예상대로 데뷰땅(débutant), 비기너 반이다. 

학교 사무실에서 간단한 서류작업과 교실 안내를 받아서 들어갔다.


일단 동양인은 나와 남편 그리고1명더해 총3명, 방글라데시에서 온 사람 1명 그리고 정원25명중 이렇게 4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이집트에서 온 사람들이다.

나는 이들을 종종 애굽사람들이라 불렀다.

선생님의 시선은 우리의 걸음을 쫓으면서 빈 자리를 향했다. 눈짓과 고개짓으로 우린 이 자리에 앉아야만 할 것 같았다.


고등학교때 제 2외국어로 나는 불어를 선택했었고, 그 때는 꽤나 좋은 성적을 얻었고 나름 불어선생님과도 친하게 지냈었던 터라 30년이 지나도 내 기억 어디쯤 저장되어있어 클릭만 하면 그래도 뭔가가 나오겠지라는 막연한 자만심이 내게 있었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우리가 반에 배정 받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때는 이미 학기 1주일이 지난 후였고, 이곳에 온 대부분의 애굽사람들은 영주권을 따기 위해 이미 자기 나라에서 불어시험을 통과한 수준이었다. 


불어의 알파벳인 ’아베세데(ABCD )’는 고사하고 

봉쥬르(Bonjour), 꼬멍 싸바Comment ça va? 정도 수준이 아니다.


선생님은 미리암이라는 친구에게 우리가 놓친 1주일분의 숙제를 가르쳐주라고 했다.

How어떻게???


일단 미리암은 영어를 못했고, 나는 불어를 못해서 지금 비기너반에 들어온 게 아닌가!


난 이 선생님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 어찌 되었던 우린 1주일치 불어의과정을 훌쩍 넘어서 문법도 모른채 

허둥지둥 수업을 따라가야만했다. 


우리의 담임(?)선생님은  마담 마리(Madame Marie.)

외모는 딱 헤리포터에 나오는 덜로리스 엄브리지(Dolores Umbridge)와 너무 닮았다. 

그런데 겪으면 겪을수록 성격도 비슷하다.

-이 선생님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여기 초급반이라며?

뭔가 듣긴 들었는데, 노트 가득 무언가를 적긴 적었는데 머리속에 남는 건 하나도 없고, 멘탈이 탈탈 털린 기분이다.

단어들이 머리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맞고 다시 튕겨나가는 느낌이랄까

정신없이 하루의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온 몸이 푹 삶아 나온 시레기 같았다. 


내일은 나아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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