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uman Show
몇 주 전부터
큰맘 먹고 수, 목, 금, 토 연재를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 내내 글 쓰는데 집중을 해야 해서 좋았다.
읽고 고치고, 생각하고 좀 더 알맞은 단어가 없는지 찾아보고..
글을 쓰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맘에 무언가가 꽉 차 오르는 느낌이다.
마치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 내는 예술가가 된 듯 말이다.
이제야 글쓰기의 재미를 느낀 것인가?
그러고 보니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글쓰기를 한 것이 벌써 1년 하고도 반세월이 지났다.
독자는 늘지 않았고, 라이킷 숫자도 많지 않지만, 엉덩이 붙이고 글 쓰는 습관이나, 찬찬히 생각들을 모으는 일에는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
그리고 내심 글에 대한 반응도 기대해 본다.
그런데 생각보다 글을 읽고 반응하는 숫자가 내가 기대한 만큼 올라가지 않는다.
조금의 실망감이 찾아온다.
'그래도 괜찮다! 좋아하는 글 쓰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솔직히 흥이 안 난다.
기분전환도 할 겸 오래된 영화 트루먼 쇼( The Truman show)라는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는 트루먼 버뱅크라는 남자가 자신도 모르게 평생을 리얼리티 TV쇼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편에서 몰려오는 설움?, 슬픔? 비애?, 애통?, 고독? 상심?, 허무?, 배신?
뭐라 딱히 명명할 수 없는 감정으로 눈물이 났다.
주인공으로 나온 짐 케리가 너무 젊어서 그런가?
다시 컴퓨터를 켜고
브런치 홈으로 들어가 작가 키워드로 검색어를 넣어보았다. 키워드 :"해외생활" "작가"
검색어를 넣었는데 찾을 수가 없다는 내용이 뜬다.
이번엔 교사, 주부, 검색어를 넣어보았다.
교사 1243건에도, 주부 368건에도, 해외생활 455건에도 나를 찾을 수가 없다.
다른 작가들은 어떻게 활동하는지 궁금해진다.
무작정 쓰기만 하면 되는 걸까?
의심이 든다.
글을 잘 쓰면 독자들이 늘겠지.
그런데 어떻게?
답답한 마음에 브런치를 뒤적거렸다.
나는 브런치 안에 어디쯤 있는 걸까?
목요일 연재 작품 안에서 내 글을 찾아보려니 최근글에도 없고, 응원순으로 찾아봐도 없고, 라이키순으로 찾아보아도 없다.
그렇게 한참을 스크롤을 하다 보니 저~~~~~~~~~~~~~~~~~~~~~끝에 드디어 나타났다.
크게 숨을 내 쉬어본다.
좀 전에 기분전환으로 보았던 투르먼 쇼를 보고 눈물이 났던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나의 고독한 브런치 글쓰기는 트루먼의 강요된 노출성과 달리, 공공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강요가 아닌 선택으로 흐려진 디지털 환경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정반대의 상황인데 묘하게 공통점이 있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한때 자기표현과 미디어 민주화의 혁명적 도구로 각광을 받은 온라인에서의 글쓰기는 이제 역설적인 고립감을 낳기도 한다. 나를 포함해서 독자가 많지 않은 고독한 온라인 글쓰기 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때로는 상상 속의 청중을 위해 콘텐츠를 작성하며, 누가 읽고 있는지, 자신의 말이 정말로 누군가에게 닿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온라인은 트루먼의 돔처럼 진정성이 끊임없이 협상되는 공간이다.
온라인 글쓰기 작가들은 독자, 알고리즘, 플랫폼의 보이지 않는 시선을 의식하며 이상화된 자신을 드러내려는 압박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도 브런치에서의 글쓰기가 온라인상의 나 자신이 진짜 자아를 반영하는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청중을 위한 연기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나에게는 브런치에서의 글쓰기가 자아 발견의 수단이자 존재론적 의심의 원천이 된다. 트루먼 쇼와 나의 글쓰기는 노출과 고립, 연출과 진정성 사이의 긴장이라는 측면에서 동일하게 보인다. 트루먼은 결국 진실을 찾기 위해 인위적 세계를 벗어나지만, 고독한 나의 브런치 글쓰기는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을 해쳐 나가야만 한다. 모두가 관찰자이자 관찰 대상이 될 수 있는 시대에,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끔은 조회수를 올릴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적어도 글을 쓰는 데는 진정한 연결과 진정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다시 시작된다. 이른바 글태기가 온 것일까?
구독자나 조회수를 올리기에는 요즘은 멤버십 글이 대세다. 그런데 나는 응원받기나 멤버십글을 올릴 수가 없다. - (그 이유는 아래 나의 글에서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https://brunch.co.kr/@coreadian/202
아마도 나의 구독자 수가 너무 적어서 그런가 보다 하여 포기했다.
검색을 하던 중 어떤 작가님은 구독자 수나, 글 수도 나보다 적게 쓰셨다.
그런데 검색어를 치면 나온다.
왜 나만 없는 걸까? 못 찾겠다 꾀꼬리다!
1년 반이라는 시간 브런치에서 글을 썼는데 정작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검색어를 잘못 넣은 걸까?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나는 나를 찾지 못했다.
내 글이 노출이 안 되는 이유를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브런치라는 생태계를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살아는 있는 것이겠지? 생사확인이 불분명한다.
이쯤 되니 나의 속상한 마음은 나중문제고, 나도 찾지 못하는 내 글을 찾아와 라이킷을 눌러주는 독자님들이자 작가님들의 신기한 재주에 감탄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