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Wang) 서방 결혼식
Mariage au Québec
“네가 주례를 선다고?”
얼마 전 아들은 대학 동창인 왕서방의 결혼식 주례 겸 베스트맨( Best Man)으로 초대를 받았다. 아들과 대학 신입생시절 같은 기숙사, 같은 플로워(Floor)에서 만난 둘은 10여 년 동안 우정을 쌓아왔으며, 그 친구의 라스트네임(Last Name, 성)이 왕(Wang)이어서 우린 그를 왕서방이라 불렀다.
베스트맨( Best Man)으로 초대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주례까지 선다는 것이 한국적인 사고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의 결혼식 주례는 의례적으로 스승님이나, 존경받는 지인, 유명인사 혹은 목사님들처럼 종교적 지도자들, 그리고 인생의 연장자들에게 종종 의뢰는 하는데, 여기서는 친구도 주례를 설 수 있다는 문화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퀘벡에서의 결혼은 공식적인 행사로, 반드시 공식적인 주례자가 예식을 주관해야 하며, 최소 두 명의 증인이 참석해야 한다. 공식적인 주례자는 “오피시언트(officiant)” 또는 “세러브런트(Celebrant)”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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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에서 법적으로 주례를 설 수 있는 사람은 상급법원 서기 및 부서기, 공증인, 시장, 국회의원, 공무원, 그리고 종교 지도자들인 목사님, 사제, 등이 있지만, 퀘벡주 법무부 장관의 허가서인 “결혼 또는 시민 결합 주례자 지명 신청서(Request for the Designation of an Officiant of a Marriage or Civil Union)”라는 양식을 작성하여 결혼식 최소 3개 월전에 퀘벡 법무부의 법무 서비스부( Direction générale des services de justice)에 제출하여야 한다. 허가( Licence)를 소지한 공식 주례자의 시그니처(Signature)가 있어야지만 결혼식이 법적으로 인정이 된다.
왕서방과 그의 아내는 2년 전 “오피시 언트(officiant)” 와 미리 법적인 절차를 마친 상태에서 이번에 가족과 친구들을 모아 그야말로 결혼식만을 하는 것이다.
또 예비부부의 친구나 가족이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주례를 설 수 있다. 결혼식 주례허가를 받고자 하는 사람의 조건은 만 18세 이상이며, 최근 3년 이내에 형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하며, 경범죄의 경우 최근 1년 이내에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업아야 한다. 또 캐나다 시민이거나 퀘벡의 영주권자여야 하고, 프랑스어나 영어로 퀘벡 민법(the Civil Code of Québec) 조항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결혼식 전에 예비부부는 주례자와 만나서 공식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를 테면 혼인신고서 같은 거다. 주례자는 혼인공고를 게시하기 위해 호적관리소( Directeur de l’état civil (registrar of civil status))에 신청해야 하며, 이 공고는 결혼식 최소 20일 전에 Directeur 웹사이트에 게시되어야 한다. 이 공고의 목적은 결혼이 예정된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결혼이 이 루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을 경우 주례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주례자는 예비부부가 법적으로 너무 가까운 친족이거나, 한 명이 아직 법적으로 다른 사람과 결혼한 상태인 경우 결혼식을 주관하지 않을 수 있다.
결혼식 중에는 최소 두 명의 증인의 있어 혼인증서에 사인을 해야 하며, 주례자는 예비부부에게 민법( Civil Code of Québec)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특정 조항을 영어 또는 프랑스어로 읽어야 한다. 만약 부부가 이 두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개인적으로 통역사를 고용해야 하다. 조항을 읽은 후, 주례자는 각 배우자에게 결혼을 동의하는지 묻고, 이후 결혼이 성립되었음을 선언하면 결혼의 법적 절차는 끝나게 된다.
사진: shutterstock결혼식 전에 신랑은 친구들과 함께 Bachelor Party를 하는데 한국말로 옮긴다면 총각파티로 결혼을 앞둔 남성을 위해 열리는 축제다. 일반적으로 신랑의 친구들이나 가족이 주최하여 결혼식 전 즐겁고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이벤트이다. Bachelor Party (총각파티)는 신랑의 취향과 그룹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흔히 저녁식사, 음주, 게임, 여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파티의 목적은 신랑이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즐기고 결혼식을 축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왕서방과 친구들은 밴쿠버 해안에 있는 요트를 빌려서 석양을 즐기며 짧은 파티를 했다고 들었다.
서양의 결혼식에는 대부분 신랑과 신부의 들러리들(Groomsmen & Bridesmaids)이 있다.
보통 가까운 친구나 친척인 이 사람은 결혼 전과 결혼식동안 신랑 신부 옆에서 돕는 역할과 책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랑의 들러리 대표는 베스트맨 (BestMan)이라 불리고, 신부 측 대표는 메이드 오브 아너( Maid of Honor)라고 불리며 이들은 결혼 준비와 행사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사람들이다.
한국에서는 결혼식에 결혼 축의금을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캐나다에서는 선물증정이 일반적이며, 특히 예비부부들이 필요한 신혼 물품을 특정 백화점이나 온라인 몰에 등록해 놓으면 친구들이나 하객들이 그곳에서 선물을 사 주는 방식으로 축하해 준다.
물론 금전적으로 선물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개인적 경험으로 여기서 축의금보다는 선물을 하는 것이 더 보편적이었던 것 같다.
결혼식 후의 피로연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보통 연설, 저녁식사 그리고 춤이 포함된다. 신랑과 신부가 첫 춤을 추고, 신부와 아버지가 함께 춤을 추는 것이 일반적이며, 웨딩케이크 커팅식도 중요행사 중 하나이다. 이 피로연에서 신랑 측의 베스트맨( Best Man)이 사회도 보고 축하의 건배를 유도하기도 한다. 가족들과 친구들의 덕담과 같은 연설이 있는데 종종 감동적이고, 유머러스하다.
2023년 Money Sense 보고서에 다르면, 캐나다에서 평균 결혼식 비용은 현재 22,000달러에서 30,000달러 ( 한화로 2천2백-3천만 원 정도) 사이로 보고되었으며, 작고 간단한 결혼식을 진행하면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으며, 큰 파티를 원하면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들 수 있다. 왕서방의 결혼비용은 50,000달러 정도 사용되었다고 하니 좀 화려한 결혼식이었나 보다.
istock photo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로 다문화주의로 유명하며, 이러한 다양성은 결혼식에서도 나타난다. 커플들은 종종 자신의 민족, 종교적, 또는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된 전통을 통합한 결혼식을 한다. 예를 들면 캐나다 결혼식에서는 스코틀랜드 전통의 킬트 착용식, 중국의 다도예식, 인도의 결혼행진, 우크라이나의 빵 의식 등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퀘벡을 포함한 캐나다의 결혼식은 전통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으며 국가의 다문화적 배경이 많이 반영되어 서양식 관습을 반영하거나 각 나라의 문화적 관습을 통합하기도 한다.
아들의 친구, 왕서방의 결혼식을 통해 퀘벡의 결혼문화와 절차에 대해서 좀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다.
다음 달에는 아들이 사업하면서 만난 친구의 결혼식에 또 주례를 보러 모리셔스(Mauritius-Country in East Africa)까지 간단다.
아들아~~~~~~~너는 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