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신규 회원들이 들어와 수영장이 꽤 붐빈다. 7월은 특히 그렇다.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기 전에 샤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초보 회원들 중에는 수영장이 처음이라 잘 모르는 사람도 있다.
초급반 할머니의 경험담을 들어 보면, 처음 수영장 오던 날, 낯선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하다가 그날 아침 집에서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챙겨 입고 왔는데, 머뭇머뭇 수영복을 입은 상태로 샤워장을 통과하려던 그때, 도끼눈을 뜬 할머니 한 분이 때를 놓치지 않고 면박을 주었다.
"샤워도 안 하고 수영장을 들어가면 어떡해요!"
사실대로 말할 겨를도 없이 너무 창피하고 당황스러워 곤욕을 치르고, 결국 샤워장에서 다시 씻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오늘 아침 내 눈에 딱 걸린 한 사람. 이른 아침인데도 화장을 했는지 붉은색 계열의 립스틱이 발려 있었다. 그녀는 이미 수영복을 갈이 입은 상태였지만 몸에 물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화장을 즐겨하는 나도 수영장 갈 때만큼은 민낯으로 가는데, 립스틱까지 바르고 수영장에 들어온 그녀는 내 눈길을 끌었다.
수영 강습이 시작되고, 초급반에 합류한 그녀는 처음 출석한 몇몇 사람들과 킥판을 잡고 발차기를 배우고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에서는 별다른 낌새는 느낄 수 없었다. 멀리서도 붉은 입술이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일인데, 경험이 없으면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너그러운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 수영장 곳곳에 이용 수칙이 붙어있다. 상식적으로 다 아는 내용이지만 처음 배우러 오는 사람들도 수칙 정도는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