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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May 31. 2021

안될 것 같으면 나가지 마라.

의심으로 에너지를 낭비한 결과

 지난 몇 주 갑자기 지금의 불안정한 사회적 상태를 바꿀 새로운 기회가 왔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간절히 신께 기도했다. 이 시기를 돌파할 새로운 기회가 절실하다고.. 하여 저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이 기회를 잘 잡고,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가겠다고.

그리고 다음날 면접이 잡혔다. 이번에는 전날의 간절한 기도 끝에 잡힌 면접이라 뭔가 들뜨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진짜 오랜만에 찾아오는 설렘이었다. 


그것도 그토록 바라던 소위 "있어 보이는" 회사로 여겨졌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1주차: 1차 면접을 금요일에 당사에서 보기로 했다.

2주차: 영어 인터뷰 일정을 잡기로 했다. 

3주차: 실무진의 상사들과 영어 인터뷰를 봤다. 1차 면접관이 처음에 가진 인상과 달라 다시 계획에 없던 3차 면접을 봤다.

4주차: 이번주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이다.


그런데, 4주차에 와서 그 결과를 직감한다.


이번 건은 불합격이다.


 심지어 나는 3주차 영어 인터뷰와 3차 면접을 끝내고 다음날이었던 토요일 오후 1시 면접 관련

모든 일정을 공유했던 실무 담당자이자, 의사 결정자에게 잘못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 전화가 잘못 걸렸는지도 모르고 대형마트에서 식자재 구경을 하고 있었다. 전화가 인사담당자에게 간지도 모르고 몇 십분이 지나 주말 내 전화기 통화목록에 있지 말아야 할 이름을 발견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하다"메세지를 남겼다.


아찔했다. 이미 3주차 영어 면접에서 직감 했던 불편한 기운이 토요일에 한번 더 전해졌다. 이건 정말  탈락임을 알았다. 영어로 외국인 3명 앞에서 면접을 본다는 것도 부담이었다. 또한 그 자리에 1차 면접을 봤던 실무자가 있던 것도 불편했다. 차라리 그 자리에 없었다면 괜찮았을텐데 뭔가 치부를 보인 기분이었다. 

모국어와 외국어로 말하는 나에 대한 인상은 정말 상반되었을 거란 걸 나도 직감했다.

너무 허탈했다. 진짜 수십 번 면접을 보고 면접 이후 이 정도의 허탈함은 처음이었다.

퇴짜 맞는 일이 익숙한 사람이어도 그 수가 반복된다고 하여 아프지 않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거듭되는

거절에 대해 내성이 생기기보다 "안된다" 생각하고 임하는 거였다. 그래야 탈락할 경우 마음이 덜 무거우니깐. "거봐..이럴 줄 알았다니깐!"   


 반복되는 면접이었지만 영어 인터뷰를 앞두고 1주일 동안 스트레스를 받고, 스크립트를 쓰면서도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작성해두었는데 관련 질문은 1개 있었을까? 45분간의 시간 영어로 말을 하는 것도 부담, 5번 가량의 이직 사유에 대해 구구절절 말하고 있는 내가 낯설었다. " 나 지금 왜 이래?"


오히려 되지도 않고 기대감이 없는 곳이었으면 아예 나가지도 않았을텐데.. 실낱 같은 희망을 붙들고 나간 자리에서 내 마음처럼 펼쳐지지 않는 무거운 분위기의 면접의 흐름 속에 오히려 불 보듯 뻔한 결과를 두고 애써 노력하고 있는 내 자신이 참 작게 느껴졌다. "나 지금 왜 이래?" 

오히려 부정적인 결말을 예상하며, 면접을 준비했던 나에게 더 화가 났다.


자신이 없으면 쿨하게 하지 말았어야 했을 일을 괜히 건드려서 한번 더 나에게 좌절감을 심어준 기분이었다.

한동안 그 여파가 정말 컸다. 




도미니크 로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계획 앞에서 그것이 성공할 것인지 의심하지 말자.

자신을 의심하면 안된다. 의심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면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난 나 자신을 의심했다. 2차 인터뷰를 앞두고 내 영어 실력을 의심했고, 그래도 어떻게든 2차를 잘 봐야하니 스트레스 받아가며 영문 스크립트를 쓰면서도 그런데 이게 될까? 의심했고 이후 3차에서는 사실 이미 자존감이 떨어져 있어서 난 면접에 대한 의지를 잃어버렸다. 그저 면접을 보는 사람 연기를 하고 있다고 보는게 낫다. 한 주전의 내 모습이 창피하다. 이렇게 난 의심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여 스스로에게 상처를 줘버렸다. 


 면접관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뽑아두고 권고사를 주는 과거의 회사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이전에 나에게 온갖 모멸감을 줬던 상사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면접을 앞두고 잘 안될 거 같다는 불안감을 갖고 나를 의심하고 그 의심의 끝에 에너지만 낭비한 나의 부정적인 태도를 탓한다. 


이제라도 2주간 받았던 스트레스의 대가를 챙기려면, 난 이 문구를 다시 새긴다.


새로운 계획 앞에서 그것이 성공할 것인지 의심하지 말자.

자신을 의심하면 안된다. 의심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면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만 될 뿐이다. 


안될 것 같으면 뭐든 시작도 하지 마라. 

될 마음으로 뭐든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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