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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Jun 12. 2023

아침 7시 52분 팀장의 카톡이 왔다.

뒷북도 능력

부추와 계란. 베이컨을 넣고 달그락 볶아, 뜨끈한 밥과 어제 끓여 둔 시락국을 곁들여 아무지게 아침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한 참. 먹고 있는데, 카톡 메시지 음이 들리더군요. 팀장이었습니다.


게임 회사 디지털 마케팅 광고 소재 수정이 와서, 광고 일정이 미뤄졌고, 수정이 있으니 밀착 대응 바란다.


뭐 저런류의 메시지 였습니다.


밀. 착. 대. 응?

지난주 금요일에 출근하여, 다음날 토요일 아침 6시에 퇴근한 '나' 설마 내가 밀.착.대.응?을 안하고 있었겠나? 뜨끈한 물에 샤워를 하고 살짝, ... 잠들려고 누웠더니 토요일 오전 8시 30분에 추가된 수정 요청에도 졸리는 눈을 비비며, 노트북을 또 열고, 사내망에 접속하여, 밀.착.대.응이란 걸 한 '나'인데, ...


뒷북도 참 능력인 것 같습니다.


어의가 터져서, 팀장의 메시지에. '넵.'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그 후, 팀장의 메시지가 또 도착했는데, ... '밀착 대응 하길 바랍니다.'라는 말을 또 강조하시더군요! .... 음???????


야, 팀장년님아, ... 나 밀.착.대.응... 계속하고 있었고, 넌 참, 타이밍도 잘 맞추는 것 같아, 꼭 사람 밥 먹고 있는데, ... 문자 보내더라! ^^ 니년은, 니가 잘 못한거... 팀원 탓으로 돌리고도 남을 년이라는거, ... 아니까! 홍보 그만해!


밀. 착. 대. 응?  하라는 그녀의 두 번째 메시지에. '네.'라고 아주 건성으로 대답했습니다. 왜냐고요? 예우따위 받을 가치가 없는 팀장이니까요!


윗물이 고아야, 아랫물이 곱다.는 옛 선조들의 말은 맞았습니다.


 출근 전 노트북을 구지 열어,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하여 메일을 확인 했습니다. 추가 요청 사항 메일은 밤 12시 24분에 와 있었고,…팀장의 카톡은 7시 52분에… 온 것인데? 이젠 잠도 자지 말라는 건지? 니년의 밀착대응의 기준은 어디이며… 급한 건은 본인이 해결해서 보냈다고 하는데… 근데… 보냈다는 것의 메일은 왜 내 눈에 안 보인는 것인데? 그리고, 작업 원본 파일은 나한테 다 있는데? 어떻게 니가 급한 요청을 처리해서 보냈다는 것인지? 담당자가… 수정본 아직 못 받았다고 하면, 넌 오늘 부터 또라이를 넘어 머저리… 하는

것으로.


그냥 머리에 총 맞았다고. 사내 자유 게시판에 홍보글 적어 줄까? 브런치에서… 체화된 나의 필력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이번 한 주도,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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