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

상큼하게 변신했으나 단호하게 배신당한 날.

by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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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월급을 받았다. 그래서 오늘은 머리카락도 커트하고, 가지고 있던 안경테에 알도 끼웠다. 좋아하는 형에게 편지도 쓰고 보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상큼하게 변신을 하고서 사람들을 만났다. 한 사람만 나의 안경에 대해 짧게 이야기했고, 나머지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었다. 서운했다. 이쁘다고 해주면 어디가 덧날까. 스님은 이런 것들을 기대하니 실망하는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내가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안경알을 바꾼 것이 다른 사람들의 바뀐 반응을 기대해서 인데 그것을 하지 말라니 여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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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는 더 최악이었다. 엄마는 보자마자 내가 머리카락을 이상하게 잘랐다고 했다. 악의가 없는 것은 알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악한 말이다. 오늘 머리카락을 정리한 사람에게 머리가 이상하다고 하는 것은 분명 사악하다. 동생도 내 머리가 '멍청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서 두렵고 짜증난다. 나는 왜 남들의 시선을 이토록 많이 신경써서 고통받고 힘들까 고민도 한다. 주변 사람들의 냉대아닌 냉대와 적극적인 부정을 당하고 나니 샤워하고 나서 마주한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못나보여서 속상하다. 내 피부는 왜 새하얗지 않고, 내 몸과 얼굴은 '조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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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뱃살을 사랑하고, 물렁거리는 몸을 인정하고 사랑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명상이라도 하면서 '나는 내 뱃살을 물렁거리는 살을 사랑한다'고 속으로 수백번 외치면 되는 것일까. 당장 떠오르는 방법은 이것 뿐이니 말로라도 스스로를 긍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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