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 diem(지금 순간을 사랑하기)
나는 원하는 것을 이루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목표에 도달했을 때, 오히려 혼란과 공허가 찾아왔다.
어떻게 목표를 이루었는데도 만족은 일시적일까?
돌이켜보면 목표를 향해 달릴 때의 나는 정말 뜨거웠다.
내 첫 번째 의미 있는 숫자, 1억을 모았을 때도 그랬다.
통장에 9자리 숫자가 찍히던 순간, 세상이 다 내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니, '그게 다야?' 싶은 허탈함이 몰려왔다.
또 다른 예로, 대학 입시에 합격했을 때.
가장 가고 싶던 학교였고, 장학금까지 받았는데,
정작 합격자 발표를 본 후 눈물은 나왔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때마다 느꼈다.
'아, 또 다른 목표를 세우고 있구나.'
끊임없이 '다음'을 찾아야만 마음이 놓이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머리는 끊임없이 명령한다.
'또 목표를 세워야만 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만 해.'
이런 무한 성장 게임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살지 못하게 만든다.
조금만 멈추면 초조해지고,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무언가를 성취해야만 내 존재 가치가 인정된다고 착각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시지프스처럼 느꼈다.
거대한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지만,
바위는 꼭대기에 닿기 직전마다 굴러 떨어진다.
나는 다시 바위를 밀고, 다시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목표는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음미하는 능력'이다.
물론 쉽지 않다. 진짜 어렵다.
예를 들어, 운동할 때 하루하루 흘리는 땀방울.
그 과정 자체가 이미 나를 성장시키고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성공은 일시적 감정이고, 삶은 계속적 감정이다.
어떻게 일어나든, 어떻게 넘어지든,
'지금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이제는 안다.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만이 인생의 의미가 아니다.
건너가는 것 자체가 사랑이다.
인생은 결국, '지금'을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다.
거대한 성공 뒤에도,
허탈한 공허 뒤에도,
또 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시 묵묵히 나를 믿고 가꾸는 힘이다.
삶은 끊임없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일이라 해도,
문득 바라본 하늘, 스쳐간 바람,
그 모든 것이 충분히 가치 있다.
이 밤도 사랑하고,
내일도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