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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스모지나 Nov 17. 2019

우리가 흔히 갖는 직업에 대한 오해

유튜버와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혹은 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2018년 대한민국에선 '전국민 유튜브 시작하기'를 부추겼다. 종편 채널에서는 TOP 크리에이터들을 데리고 방송을 만들기 시작했고,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유튜브를 시작할 수 있다는 투의 책과 미디어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당시 나는 2년차 크리에이터였고, 그 해 8월까지는 구독자가 약 5000명이었다가, 10월 사이 한 편의 영상이 조회 수가 잘 나와 갑자기 1만 명의 구독자를 찍게 되었다. 


우리 아이 꿈이 '유튜버'래요.
'유튜버'가 꿈이라는 조카~ㅎ  


다양한 SNS에서 이런 댓글들을 종종 읽는다. 그리고는 문득 생각했다. 대체 '꿈'이라는 게 뭘까? 아이들이 생각하는 꿈이라는 건, 분명 자신이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접하다보니 익숙하고, 재미있어 보이고, 또 그만한 대가로 만족스런 수입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하기에 자신의 '꿈'이 되는 것 아닐까? 그러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무엇을 보고 방송인, 아나운서를 꿈꿨을까. 
그리고 실제로 내가 경험한 그 일의 실체과, 앞으로의 꿈은..


다들 한 번 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볼 때, 이런 질문을 해보았을 것이다. 가령 내 꿈이 '아나운서'다. 그렇다면, 그 꿈을 이루고 나면요? 꿈이란 건 더 이상 없는 건가요? 


한 때, "나는 꿈이 없어요."라는 한 유명인사의 말을 빌어 '꿈 없이 사는 것'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꿈'이란 단어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는 늘 무언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지향하는 바'가 있는 것이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꿈'이라는 것은 일종의 내 인생을 사는 동안 달성하고 싶은 '버킷리스트'와도 같은 것이라 생각해 주면 좋겠다. 


앞서 말한 질문에 관해 다시 얘기해보자면, 만약 꿈을 이루고 나면 어떨까. 정말 그것이 예상했던 것 만큼 행복할까? 


나는 오랫동안 원했던 '아나운서'가 되었다. 어린 시절 꿈꿨던 공중파 3사의 정규직 아나운서가 아니더라도, 종편, 케이블 채널이 너무도 많은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보았을 때, 직장인이 되는 것 보다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다양한 일들을 해 나가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을 했고, 그렇게 프리랜서 아나운서로서 지난 8년간 활동 했다. 


나는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 얼마나 행복했을까. 사실 직업이라는 것을 인생의 꿈으로 삼게 되면, 이후에 느끼게 되는 얄팍한 감정이 있다. 우리가 믿고 있는 80%이상의 직업에 대한 모습은 사실 '환상'이라고. 어린시절 그 일을 좋아하고 동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개 겉으로 보는 그 직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서다. 우리가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흘러가는 지는 해보기 전까지 알 길이 없다. 물론 원하는 일을 이뤄낸다면 그만큼 성취감도 있고, 처음엔 정말 기쁘겠지만, 그 기쁨이 아주 오래가진 않는다. 일은 기본적으로 고된 것이니 말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고, 계속해서 또 좋은 피드백을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내 분야에서 두드러지는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유튜브를 하고 싶지만 망설이게 되는 대부분의 이유는 첫 째, '사람들이 내 영상을 봐줄까?' 에 대한 감정적 고민과 둘 째, '영상 편집을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기술적 고민 때문일 것이다. 나도 그러한 이유로 시작하기 1-2년 전부터 망설여 왔고, 여러 번 시도하다가 다시 물러나기도 했다. 그래도 감사하게, 2017년 1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유튜브 영상을 이어 오고 있지만, 소속사가 있거나, 팀을 꾸려서 진행하는 형태가 아닌 전적으로 1인 크리에이터로 살아가고 있다보니 여러 번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기본 적으로 콘텐츠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또 편집 방식이나 촬영 기술들도 계속 배워 나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러한 일을 매주 1-2편의 영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작업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나같이 다른 일들을 하면서 유튜브 채널을 병행하는 경우엔 말이다. 


결국 얘기하고자 하는 바는 이거다. 세상의 모든 동경 받는 직업의 이면에는 내가 알고 있던 화려한 겉 모습이 아닌, 지속적인 노력과 인내, 그리고 배움을 필요로 한다. 사실 그러한 과정들이 그리 즐겁지는 않다. 물론 결과물이 잘 나와 좋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다른 얘기이지만. 결국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꿈꾸던 일이 실제로 내 직업이 되었을 때, 그건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판타지가 아니다. 


지겹고 지겨운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수많은 영상 클립.  (내가 즐거워서 시작한 일이지만, 쉽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남겼다. 


죽을 때까지 도달할 수 없는 것을, 인생의 꿈으로 삼으라고. 


사실 예전엔 이 말이 정확히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이젠 알 것 같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도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꿈이 되어 버리면, 우리는 그것이 이뤄지고 난 다음 방황을 하게 된다. 가령 직업과 같은 꿈들 말이다. 물론 내가 꿈꾸는 직업을 갖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건 맞지만, 그러한 꿈은 내 능력에 따라서, 혹은 시기에 따라서 한 번 놓치면 달성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특히 '아나운서'와 같은 일들은 사회가 원하는 특정 시점에 시작해야 할 수 있는 일일 뿐더러, 그 일을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하기란 사회적 구조상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로 '꿈'이라고 불려야 할 일은 어찌보면, 평생을 거쳐서 지속적으로 노력해도 100%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 되는 것이 맞을 수도 있겠다. 가령, '전세계 나라의 언어 배우기', '매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한 가지 씩 하기' 등.  물론 그 꿈이 매우 두루뭉술하면 이뤄내기가 힘들다. 큰 그림은 있되 세부적으로 매 년, 매 달 해야 할 과제는 계획할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 우리가 흔히 직업이라고 부르는 것, 그리고 꿈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나의 견해를 이야기 해 봤다. 내가 인생을 살아오면서 맹신하는 말 두 가지가 있다. 


뿌린대로 거둔다. (You reap what you sow.)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 (Easy come, easy go.)


아마 이 말은 분명 '직업'이라는 것에 관해서도 적용되는 말인 듯 싶다. 그러니 어떠한 일이 내가 한 것에 비해 너무 잘 풀릴 때는 조심하도록. 인생은 생각보다 기니까. 



영상을 만들고 글을 쓰다보면 하루 8시간 이상 노트북 앞에 앉아 있어야 한다. 영상을 만드는 이면엔 그런 노력이 있다. 









#유튜버 #크리에이터 #코스모지나 #외국어공부 

http://www.youtube.com/jinaseong

#나도멋지게살고싶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37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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